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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틀조선일보 Apr 02. 2019

미선, 명자, 영춘…부르니 내게로 와 봄이 된 그 이름

봄을 부르는 특별한 이름의 정체 

김춘수의 시 ‘꽃’에서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지만,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봄이 되는 이름도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미선’, ‘명자’, ‘영춘’이다. 부르면 왠지 옆집 누나가 달려올 것만 같은 이 이름들이 봄을 부르는 것은 사람이 아닌 완연해진 봄기운에 꽃망울을 활짝 피우는 식물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사람 이름으로 종종 오해 받는 이 특별한 이름의 식물들은 과연 어떻게 생겼고, 어떤 특징이 있을까? 봄을 부르는 특별한 이름의 식물들을 소개한다.


미선나무


사진=국립수목원


물푸레나무과의 낙엽관목인 ‘미선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열매의 모양이 둥근 부채를 닮았다고 해서 ‘미선’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미선은 아름다운 부채라는 뜻의 ‘미선(美扇)’ 또는 부채의 일종인 ‘미선(尾扇)’을 뜻한다고 전해진다. 


사진=국립수목원


미선나무는 전년도에 형성된 꽃을 이듬해 3월 중순에서 3월 초순에 잎보다 먼저 피운다. 얼핏 보면 개나리와 비슷하지만, 흰색 꽃이 기본종이며 개나리에는 없는 향기를 갖고 있다. 미선나무 중에는 연한 노란색, 분홍색 꽃을 피우는 종도 있는데, 이들은 각각 상아미선, 분홍미선 등으로 부른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미선나무는 자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명자나무


사진=국립수목원


‘명자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이다. 이른 봄에 진분홍색으로 피는 꽃은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하고 청초한 느낌을 주어 ‘아가씨나무’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곱고 향기로운 명자나무 꽃에 반한 여인네들이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명자나무를 담장 밖에 심지 못하게 했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사진=국립수목원


명자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명자나무는 주로 관상용 울타리로 많이 심으며, 실내에서도 잘 커 분재로도 많이 키운다. 명자나무 열매는 모과처럼 향기가 좋아 과실주를 담그기도 하며, 근육통 등에 약으로 쓰인다.


영춘화


사진=국립수목원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영춘화(迎春花)’는 물푸레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피는 시기와 생김새가 비슷해 ‘개나리’로 자주 오해 받는 식물이다. 영춘화는 원산지가 중국 북부이라 ‘중국 개나리’라고도 부르며, 조선 시대 장원급제자의 머리에 꽂는 어사화로 쓰였다고 해 ‘어사화’, 매화와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을 피워 ‘황매(黃梅)’라고도 불린다.


사진=국립수목원


영춘화는 얼핏 보면 개나리와 헷갈리지만, 중간부터 네 갈래로 나눠진 통꽃의 개나리와 달리 5~6장의 꽃잎이 활짝 벌어져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줄기가 회갈색인 개나리와 달리 영춘화의 줄기는 짙은 녹색이며, 3m 내외고 키가 큰 개나리와 달리 평균 키가 1~2m 정도로 작다는 차이가 있다.


디지틀조선일보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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