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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틀조선일보 Aug 10. 2018

[원작 vs. 영화] 원더

 선천적인 안면기형으로 태어난 ‘어기’는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구김살 없이 자라난다. 하지만 어기가 10살이 되자 엄마는 홈스쿨을 그만두고 어기를 학교에 보내기로 한다. 언제까지 가족들 품에서만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싫어 커다란 우주인 헬멧을 쓰고 다니길 좋아하는 어기는 용기를 내어 진짜 세상으로 첫발을 내디딘다. 과연 어기는 헬멧 밖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장애나 질병을 가진 아이의 가슴 뭉클한 성장기를 다룬 이야기는 이미 많다. 소재와 줄거리만 보면 ‘원더’도 뻔한 감동을 노린 영화의 하나쯤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직접 보기 전에 섣부른 단정은 곤란하다. 소재는 그리 특별하다 할 수 없지만, 영화 ‘원더’는 여느 작품들과는 다른 전개로 자신만의 매력을 확실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자칫 신파로 흐르기 쉬운 소재임에도 영화는 시종일관 밝게 진행된다. 주인공 어기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주변인에게 고른 시선을 나누는 것도 영화의 장점이다. 어기의 누나 ‘비아’, 친구 ‘잭 윌’, 누나의 친구 ‘미란다’ 등 여러 인물의 입장에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사정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시켜주며, 훨씬 많은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이는 관객들이 영화에 더 깊이 몰입하게 하고, 각 인물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사진=영화 '원더' 스틸컷

영화의 원작은 미국 작가 R. J. 팔라시오의 소설 ‘아름다운 아이’이다. E. B. 화이트 리드 얼라우드 상을 비롯해 20개 주 이상에서 상을 받은 소설은 45개 나라에 번역되어 5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소설의 줄거리는 영화와 거의 비슷하다. 각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고민의 포인트는 영화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소설이 주는 메시지나 감상은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소설은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 변화를 속속들이 알 수 있어 영화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지며, 영화는 소설보다 훨씬 극적인 전개를 보인다는 차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소설과 영화의 차이가 어느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게 하지는 않는다. 이는 단지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중 무엇이 더 좋은지를 결정하는 취향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사진=영화 '원더' 스틸컷

영화 ‘원더’와 소설 ‘아름다운 아이’는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만족할만한 작품이다. 각 인물의 생각을 좀 더 자세히 엿보고 싶다면 소설을, 좀 더 극적인 드라마와 감동을 원한다면 영화를 추천한다. 물론, 영화와 소설 모두 봐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통플러스 에디터 김정아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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