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브랜드는 고객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브랜드이다.
좋은 브랜드란 고객에게 의미있는 약속을 하고 그것을 제대로 지키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준에 가장 잘 부합하는 국내 스타트업 브랜드를 찾아 월 1회 소개하는 콘텐츠 '약속의 그 브랜드' 두 번째 시리즈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 브랜드는 '뱅크샐러드'라는 모바일앱입니다.
Prologue
바야흐로 감성마케팅의 시대입니다. 인스타갬성과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분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회사들이 '감성마케팅'을 표방하기 바쁜 것 같습니다.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머리에 호소하는 것보다 더 강하다."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들의 갬성을 자극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성공요인이지요.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져나오는 요즘, 제품 본연의 기능과 장점만 강조하는 이른바 '논리'에 입각한 스토리텔링은 이제 전혀 매력적이지 못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것은 마치 치킨집이 "우리치킨은 좋은 재료만 사용해서 정성껏 튀긴 최고의 맛을 자랑합니다."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품질은 이미 필요조건입니다. 충분조건은 아니지요.
하지만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한 시장이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없었던 혁신적인 제품은 일단 사람들에게 그 효능부터 인지시켜야 하니까요. 최근 저의 우뇌가 아닌 좌뇌를 자극하는 멋진 서비스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탄생한지 몇 년이 채 안되었지만 요즘 기존 금융산업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핀테크'시장. 그곳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 IT서비스. 바로 뱅크샐러드 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입니다.
혹시 'PB센터'라는 곳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PB란 Private Banking의 약자인데요. 은행에서 거액을 예금한 부자들에게 자산관리 컨설팅을 해주는 특별한 점포를 의미해요. 그래서 PB센터는 주로 강남과 같은 부자동네에 위치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담은행원이 투자상품도 추천해주고, 자산 변동의 추이도 확인해주는 일종의 '아날로그'식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근데 이렇게 부자들만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자산관리서비스를 누구나, 그것도 무료로 받을 수 있게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자산을 효과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니! 모든 사람들이 이런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뱅크샐러드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바로 IT기술을 활용해서 말이죠. 모바일앱 출시 1년 2개월만에 200만건의 다운로드수를 기록했으며, 이용자 자산관리 총규모가 10조원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뱅크샐러드!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뱅크샐러드라는 브랜드는 고객들에게 어떤 약속을 했고, 그것을 어떻게 지켜왔는지에 대해서 이제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약속이행 검증의 시간
'개인별 맞춤'이란 수식어는 이제 너무 많은 회사들이 광고문구로 사용하고 있는 탓에 다소 상투적인 표현으로 느껴집니다. 근데 이러한 표현을 과감하게 브랜드 태그라인으로 사용한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뱅크샐러드입니다. 제가 직접 이용해보니 인정할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 현존하는 핀테크 서비스 중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이라는 광고문구에 가장 어울리는 서비스는 단언컨대 뱅크샐러드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신용카드 상품을 추천하려는 시도는 있어왔습니다. 먼저 카드설계사가 고객을 직접 만나서 상담을 해주는 방식이죠. 물론 설계사가 시간을 내서 친절히 응대해주긴 하지만 이러한 영업의 방식엔 한 가지 큰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신용카드의 추천이 특정 회사상품으로 한정된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고객입장에서의 선택의 폭도 매우 좁아질 수 밖에 없고요.
여기서 더 나아진 방식으로는 '신용카드 쇼핑몰'이 있습니다. 다양한 회사의 카드를 한 웹사이트에서 총망라해서 보여주는 것인데요.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신용카드'검색 서비스가 있습니다.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여러 회사들의 수많은 신용카드들을 한 자리에서 검색할 수 있고 혜택도 비교해볼 수 있죠. 언뜻 보기엔 이 방식이 최선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고객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죠. 그걸 찾는 일은 고객이 해야할 일이 아닙니다. 바로 회사가 해야할 일이죠.
신용카드 쇼핑몰을 이용하다보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혜택'을 입력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내가 관심있고 많은 돈을 지출하는 분야가 주유인지, 외식인지, 영화인지 아니면 쇼핑인지 체크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방식은 대부분 정확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모든 소비패턴을 꿰차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죠. 결국 몇 가지 과거 경험을 떠올린 후 순전히 감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뱅크샐러드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개인별 맞춤 신용카드 추천'서비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서요.
뱅크샐러드는 사실 '가계부'어플로 시작했습니다. 가계부어플을 한 번이라도 써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신용카드의 결제 알림문자, 은행의 입출금 알림 문자 등,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어플리케이션에 자동으로 가져옵니다. 뱅크샐러드는 이렇게 가계부 기능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의 특정한 금융패턴을 찾아냅니다. 이를 통해 4,000개가 넘는 신용카드 중에서 나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추천해주는 것이죠. 더 놀라운 것은 그 신용카드가 나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을 1원 단위까지 표시해서 보여줍니다. "당신은 지금 이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지금 이 카드로 바꾸면 연 30만원의 혜택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메세지를 구체적인 액수까지 보여줍니다. 팩트는 언제나 강력합니다. 하물며 구체적인 숫자까지 명시된 팩트라니, 저는 어쩔 수 없이 뱅크샐러드가 추천해주는 대로 카드를 바꿀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1원단위까지 혜택을 보여줄 수 있었던 데에는 뱅크샐러드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추천엔진 '셰프(Chef)'의 역할이 컸습니다. 셰프는 금융사 데이터를 모아 표준화하고, 개인의 소비패턴에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제안하는 추천엔진인데요. 이를 통해 복잡한 금융상품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이터분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은행을 혹시 몇 군데 이용하고 계시나요? 저는 총 4개의 은행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예/적금의 총액을 확인하려면 각각의 은행어플에 들어가서 일일이 확인해야합니다. 정말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나의 이 모든 금융자산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누구나 이런 생각 한 번 쯤은 해보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모든 금융회사의 정보들을 받아오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뱅크샐러드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은행 예적금 뿐만 아니라 내가 투자한 주식/펀드, 신용카드 대금, 심지어 내가 가입한 보험 상품까지도 한 곳에서 파악할 수 있어서 정말 편리합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내 금융자산들은 한 곳에 모아놨달까요. 로그인도 매우 간단합니다. 지문 한 번만 입력하면 되거든요.
뱅크샐러드 어플에 들어가면 하단에 총 4개의 탭이 있습니다. 그 중 '금융비서'라는 것이 눈에 띄는데요. 내 소비생활을 분석해서 유용한 조언을 친근한 말투로 전달해주는 기능입니다. 가령 이번 주에 카페를 너무 많이 갔다면 '하루에 카페 1~2번정도는 괜찮죠..하지만 이건 좀 많이 간 것 같지 않아요...?' 라는 메세지를 저만의 금융비서가 보내옵니다. 처음 이 기능을 기획할 때 고객의 잘못된 금융습관을 바로 잡고 더 나은 방향을 알려주는 '선생님'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근데 기능 개발 전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피드백을 받았다고 합니다. "물론 나를 위한 조언은 좋다. 근데 앱에게 잔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이러한 고객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금융비서는 좀 더 낮은 자세로 겸손히, 그리고 친근하게 이야기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금융비서를 클릭하면 상단에 '매거진'이라는 탭이 보이는데요. 이걸 클릭하면 뱅크샐러드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자산관리에 관한 콘텐츠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뱅크샐러드는 금융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체 필진을 운영하고 있어서 콘텐츠의 질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확고한 매거진 편집 철학을 갖고 있어 메세지도 고객입장에서 일관적으로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Epilogue
얼마전 뱅크샐러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데이터 경제 활성 규제 혁신' 간담회에서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뱅크샐러드의 한 직원이 대통령에게 "가계부를 쓰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져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정부 주요인사가 참여한 행사에도 초대받은 것을 보니 뱅크샐러드는 확실히 우리나라 대세 핀테크 서비스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최근엔 140억이라는 큰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요.
뱅크샐러드라는 브랜드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맞춤형 자산관리'라는 명확한 브랜드 컨셉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일관성있는 메세지를 전달한 데에 있다고 봅니다. 만약 뱅크샐러드가 고객의 문제를 단순히 '어떻게 하면 가계부를 편하게 작성할 수 있을까?'로 한정했으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뱅크샐러드는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뱅크샐러드는 브랜드 컨셉을 '합리적인 금융생활의 시작'으로 정했습니다. 문제를 이렇게 정의하니까 '모든 금융자산을 한 눈에 쉽게 파악하려면 어떻게 할까?', '사람들에게 자산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정보를 어떻게 제공할까?' 등의 목표로 자연스럽게 파생될 수 있었지요. 이처럼 확장성 있는 브랜드 컨셉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고객의 문제를 계속해서 재정의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러한 노력덕분에 뱅크샐러드는 고객들의 인식속에서 그저 그런 '가계부앱'이 아닌 '맞춤형 자산관리앱'이라는 훌륭한 포지셔닝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뱅크샐러드처럼 고객의 불편사항(Paint Point)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브랜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