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정말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자신감있게 이야기했는데 친구나 직장동료가 이렇게 냉담하게 대꾸했었던 경험, 다들 한 번씩은 있지 않나요? 저도 과거 회사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수많은 의사결정들을 이런 ‘느낌적인 느낌’에 의존해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직관에 의한 결정이 전혀 근거없는 선택은 아니었을 겁니다. 어찌됐건 제가 보고, 들었던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방식의 의사결정은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같습니다. 내 머리속의 데이터는 언제든 왜곡되기 일쑤고, 내 머리속의 CPU는 ‘내 입맛에 맞는’ 데이터만 습득하니까요.
우리 모두에게 ‘뇌피셜’을 멋드러지게 증명할 수 있는 ‘팩트’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까요? 미국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을 만들었으며, 마케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워너메이커라는 사람은 생전에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마케팅에 쏟아부은 돈의 50%가 낭비였다. 근데 그 어디가 50%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존 워너메이커가 활약하던 1800년대가 아닙니다.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정보, 고객의 관심사 등을 알아내서 훨씬 더 정확한 마케팅 전략을 기획할 수 있어요. 또한 우리가 하고 있는 마케팅의 성과측정도 1원단위로 할 수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을 통해서요. 이 ‘데이터 분석’이란 녀석이 줄줄 새고 있는 우리의 마케팅 예산의 나머지 50%를 구해낼 유일한 방법입니다.
요즘은 꼭 IT회사가 아니더라도 데이터베이스(DB)를 다루지 않는 회사를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거의 모든 회사가 컴퓨터를 활용하여 수많은 정보들을 저장하기 때문이죠. 고객에 관한 데이터, 거래에 관한 데이터 등 마케팅적으로 매우 중요한 데이터들이 바로 회사 데이터베이스내에 존재합니다. 때문에 항상 좋은 데이터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기 마련이며, 이런 내부의 데이터를 잘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현명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이죠.(예를 들면, 웹사이트 데이터)
따.라.서 데이터 분석능력도 훌륭한 마케터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콘텐츠도 만들어야 하는데, 데이터 분석까지?...마케터 당신은 도대체…) 이제 이 녀석이 중요한건 알겠는데...이 데이터 분석이라는건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먼저 무엇을 해야할까요? 당연히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내야 되겠죠? 데이터를 추출하지도 않았는데 분석하려 하는 것은 마치 요리재료가 없는데 요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SQL(Structured Query Language)입니다. SQL은 일종의 ‘언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외국인에게 말을 걸기 위해서는 외국어로 말해야하는 것처럼 DB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하려면 DB가 이해할 수 있는 이 SQL이라는 언어로 말을 건네야 하죠.
근데 왜 하필 SQL일까요? 왜냐하면 놀랍게도 세상의 거의 모든 데이터들은 한 가지 특정한 방식으로 저장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SQL이거든요. (SQL...꼭 그렇게 다 해먹어야 속이 후련했냐…) 이 DB라는 것에 대해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Oracle, MySQL, MS-SQL, PostgreSQL, Redshift 등 여러가지가 나오는데요. 이것들은 결국 DB의 여러 종류일 뿐 전부 ‘SQL방식의 관계형 DB’에 불과합니다. 다 비슷비슷한 놈들이란 거죠.
epilogue
만약 내가 SQL을 할 줄 모르지만 데이터 분석은 꼭 해야겠다면? 유일하게 남은 방법은 개발팀의 힘을 빌리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나에게 어떤 데이터가 필요할 때마다 개발팀에 수시로 요청해야 한다는 뜻이죠. 물론 개발팀은 이를 엄청 귀찮아할겁니다. 안그래도 과중한 업무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개발팀에게 볼멘소리를 듣고 싶지 않으시다면 SQL! 반드시 배워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