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듯 하지만 구슬프기까지 한 연주와 여러 남자들의 코러스가 낮게 울려 퍼진다. 코러스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면서 어른 남자와 어린아이는 계속 읊조리듯 저 노랫말을 반복 한다. 1시간 듣기를 하면 지치지도 않고 1시간 동안 저 말만 반복하는데 어찌 배고픈 사람이 아니랄 수 있겠는가?
어린아이 목소리 애절한 듯 아닌 듯 '제이~제이 홍시 맘'을 읊조린다. 목소리가 애틋하다.
어른 남자 목소리가 '오 마니 마니 밥해줘 밥해줘. 오 마니 마니 밥해줘 밥해줘.' 하는데 그 목소리에 취한다.
간주는 일렉트릭 기타가 묵직하면서도 웅장하게 가슴을 치며 나가는 연주가 된다.
이외에도 oliver shanti의 음악이 좋아서 몇 년 동안 듣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면서. 영어 같으면 다 몰라도 쪼끔이라도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제목이Bodhisattva Child어린 부처인 만큼 산스 크리스트語나 힌두語는 아닐까?
무슨 상관이람 내 가슴속을 파고 들어와 마음을 흔들어 기분이 좋으면 되고 아련함이 피어 올라 음악 좋아 들으면 그만이지. 듣다 보면 중독이 된 듯 계속 '밥해줘~'를 흥얼거리며 저녁밥을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4개 국어를 하는 막내에게 이 노래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때 딸도
"엄마, 많이 시장하세요?" 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들려주며 물어 보았다. 다시 들어보더니
"엄마 말씀처럼 그렇게 들리네요." 한다. 사위도
"홍시맘~으로 들려요. 불교 경전인가?"
저 노랫말이 궁금해서 oliver shanti를 알고 싶어 음악 블로그 방을 넘나들며 눈팅 글팅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독일 함부르크 출신(1948) 엘렉트릭 연주가란 말 외엔 나온 것이 없었다.
사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Sacr al Nirvana였다. 이 노래 때문에 올리버 산티의 음악을 찾게 되었고 그의 음악이 엄청 많은 것을 알았다. 하기야 나이가 몇인데? 그를 알았을 때만 해도 67세였던? 벌써 70 중반이 넘었겠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나서 우연한 기회에 지인(독실한 불교신자)과 함께 액세서리 재료상에 갔었는데 사장님이 은파이프에 끼워 만들면 되는 은바를 보여 주면서 [옴 마니 반메 훔]이 새겨졌다고 얘기한다.
순간 반짝 전구가 켜지면서 머릿속이 환해졌다. 몇 년 동안 궁금했던 수수께끼가 풀린 것이다.
'아! 그 노래가 옴마니 반메 훔이였어.'
{옴 마니 반메 훔}의 뜻은 Daum 백과에서 말하길
oṃmaṇi padme hūṃ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뜻하는 주문으로, 이것을 지극정성으로 읊으면 관세음보살의 자비에 의해 번뇌와 죄악이 소멸되고, 온갖 지혜와 공덕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이 여섯 자(字)를 ‘6자 대명 왕 진언(六字大明王眞言)’이라 한다. 옴(唵)은 a · u · m의 합성어이고, 각각 만물의 발생 · 유지 · 소멸을 상징한다. 옴 마니 반메 훔(唵麽抳鉢銘吽)은 한글로 옮기면 ‘오! 연꽃 속의 보석이여!’라는 뜻}이란다. 낯선 언어지만 우리말 뜻은 참 아름답네요.
우연히 딸이 핸드폰에 저장해준 음악이 프랑스 그룹 era의 음악 10곡이었다. 여행을 가기 전에 영화 한 편과 음악을 차 안에서 심심하지 말라며 저장해줬다. 음악을 듣다가 심금을 울리는 것이 있었는데 ' Sacral Nirvana '. 찾아보니 '거룩한 열반'. 어쩐지 제목이 그랬구나. 佛者는 아니었지만 많은 책에 나온 부처 이야기를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라온 세대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의 학창 시절 수학여행엔 필수적으로 유명 사찰에 갔다. 설악산으로 여행을 가면 오대산 의상사를 들려 설명을 듣고, 낙산사에도 들린다. 경주로 가면 불국사에서 다보탑, 석가탑의 전설도 스님이 생생하게 들려주시고, 석굴암을 들려 석굴암이 세워진 뜻을 알게 된다. 양산 통도사에 가면 뜰에 있는 나무 백일홍에 대하여 설명을 잘해 주시던 스님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부산에 가면 천년 고찰 범어사가 있지. 졸업여행 때에는 전라도 송광사, 하동 천은사, 화엄사 등을 둘러보았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사찰에서 부처상을 대하고 부처의 가르침이 어떻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그윽한 향불 내음과 불경 소리, 풍경소리가 익숙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오자. era의 노래를 들으니 다른 음악도 좋은 게 많았다. 'ameno' ' The Mass' 등 성가聖歌풍의 음악인데 아마도 가톨릭 국가 프랑스의 밴드라서 그런가 보다. 개인의 취향이지만 Sacral Nirvana의 영향으로 era노래를 더 검색해봤다. 그러나 Sacr al Nirvana 같은 노래 풍이 더 이상 없었고 그와 비슷한 음악을 찾느라 음악 블로그를 넘나들기 시작했다.(그때만 해도 유튜브에서 찾을 생각을 못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어느 블로그에서 era밴드와 콜라보로 연주한 뮤지션이 oliver shanti~. 그가 만든 음악이 Sacral Nirvana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10여 년 동안 그의 음악을 지치지도 않고 듣는다. 노래가 워낙 많아서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명상음악도 많거니와 동양적 신비로움이 있는 연주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농군 수필가 윤택근 님의 음악이야기에서 보면oliver shanti는 ‘제3세계 음악가’로 불린다. 인간의 근원을 파고들어가는 종교적 화두를 완성도 높은 사운드로 표현해낸 곡들을 적는다. 명상(瞑想)의 전통을 현대감각에 맞게 살려내고 있는 몽환적인 리듬과 주술적(呪術的)인 보컬이 특징이다. 그는 인도·티베트아메리카 인디언·수피·기독교 신비주의 등 다양한 전통을 독창적인 분위기로 연출해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 같다. 감동적인 것은 그가 세계의 오지를 많이 다녀 자연의 경외, 인디언 노래와 티베트의 잊혀가는 여인들의 구슬픈 노래, 영화를 누렸던 옛 도시 Lhasa를 노래한 것을 알게 되었고, 사대성인四大聖人에게 헌정한 음악도 있어 은근 존경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학생일 때는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아름다운 우리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에 열중하고, 팝송에 열광하다가 시대의 유행에 따라 뉴에이지의 피아노 연주에 마음을 빼았겼었다면 이제는 치유의 명상 음악으로 관조하는 나날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간절히 그의 신곡을 기대하지만 요원할 것 같다.
때때로 유튜브에 들어가 그의 새 노래와 연주가 나왔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다가 단품곡은 없고 ‘Meditation’과 'Buddha & Bonsai'란 묶어서 시리즈로 나오는데 가장 최근 것이 있으면 저장해서 틈 날 때마다 듣는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위로와 치유를 받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틈틈이 음악으로 치유받고 있어서 내 삶은 그래도 평온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