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by 안신영


눈 내리는 그 밤을 기억하니?

침묵 속에서 바라본

사르락 사르락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함박눈은 골짜기를 덮을 듯이 내려앉는데

난 절절하게 노래한 어느 시인의 詩를 떠올리지

흰 눈 내리는 밤 사랑하는 나타샤와 앙앙 울어대는 당나귀와

산골 오막살이라도 좋다며 떠나고 싶어 한...


나도 그래, 꼭 잡은 두 손을 떨치기 싫어

내 가슴을 치는 앙앙 울어대는 당나귀는 없어도

가슴이 뛰어, 벌써 당나귀를 끌어안은 듯 부풀어 오르지

내게 사랑하는 나타샤라도 있었으면 해.

소복소복 쌓이는 눈의 높이만큼

너와 나의 마음도 깊이깊이 쌓여갔으면 하고.


눈 내리는 그 밤이 이슥토록 이루지 못한 잠.

너는 기억하려나, 너와 산골 오막살이를 향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눈 속에 파묻히면서도

내딛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을.

너는 기억이나 할까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며 타는 가슴 흰 눈에 삭히던 것을.



커버사진; daum 포토친구.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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