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랑 산책하기

by 안신영




호야랑 산책을 나설 때는 휴지와 비닐봉지를 주머니에 넣고 갑니다.


소변보는 것이야 치울 수는 없어도 용변은 휴지로 싸서 비닐봉지에 넣어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몇 년 전부터 반려견을 기르면서 반려견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는 질타를 많이 받아 온 것은 사실입니다. 주의를 세심하게 기울여 다른 사람들에 게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것은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덕목이라고 봅니다.


각종 매스컴에서 떠들지 않아도 반려견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명심하고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개를 오랫동안 키웠습니다. 개를 산책시키면서 개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저 앞에서부터 반가워하며 웃으며 다가서는 사람, 멀리서 부터 피하며 인상 쓰는 사람들 이 있지요. 물론 좋아하며 손을 내미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은 더할 수 없이 편합니다. 그러나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면 불편하지만 그들도 싫어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매우 조심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지나갈 때에도 특히 주의를 합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좋다고 달려들며 조심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만지려 하기 때문에 무척 조심합니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만지려고 하면 대부분의 개들은 위험을 느껴 방어 자세로 들어가기 때문에 간혹 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호야는 아이들을 싫어하더군요. 왜일까? 하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갑자기 달려와 덥석 만지려고 하니까 저를 해코지하는 줄 알아서 매우 싫어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단 둘이 살아서 그런지 낯을 많이 가리는 까닭도 있습니다. 예전에 키우던 개들은 가족들이 많은 데서 키워서 그런지 대체로 사람들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했거든요. 유별나게 아이들을 싫어하는 것은 강아지 때 우리가 모르는 안 좋은 기억이 호야에게 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호야가 가장 이쁜 것은 용변을 길에다 하지 않는 것입니다. 꼭 한 발이나 두 발쯤 비켜서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을 피해서 용변을 보는 것입니다. 산에 데리고 가서도 풀 숲에 들어가서 볼 일을 보고 나오는 영리함에 참으로 이쁩니다. 길을 지나다 보면 커다란 진돗개나, 스패니얼도 한 길 위에서 볼 일을 보는 통에 이맛 살이 찌푸려졌거든요.


호야는 얼굴도 예쁘게 생긴 것이 이쁜 짓을 잘하죠. 그런데 호야가 가장 싫어하고 잘 짖는 것들이 있어요. 뭐냐고요?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들. 특히 빗자루로 낙엽을 쓸거나 청소를 할 때, 환경 미화원 아저씨가 지나갈 때, 우산을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을 만날 때, 막대기를 들고 마주 오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는 동네가 떠나가도록 짖습니다. 끌어안고 못 짓게 해도 소용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조그만 체구가 가장 위협적으로 느끼는 물건들이기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
그래도 경비원 아저씨들을 보고 짖을 때면 너무 미안해서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집으로 뛰어들어옵니다.
호야랑 산책하기는 참으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것이 반려견을 기르는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일이기에 감사하며 매일 데리고 두 세 차례 산책을 나간 답니다.


호야의 산책을 핑계로 하루 몇 차례 씩 바깥을 다니며 신선한 공기를 쐬며 걷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함께 산에도 다니고 동네를 한 바퀴씩 도는 일은 일부러라도 운동해야 하는 요즈음 호야 덕분에 열심히 운동하는 결과니까요.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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