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파카소! 1.

피카소 그 신화 속으로(한 달 전쯤에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야~)

by 안신영

청색시대, 생각으로 그린 그림

피카소 전시가 이미 막을 내렸는데, 이제야 감상을 적는다.
미뤄두었던 마음을 더 이상 붙잡아 둘 수 없어, 기록은 1·2·3편으로 나누기로 했다. 그림이 너무 많았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차일피일 미루던 관람은 종료를 이틀 앞두고서야 이루어졌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더 미룰 수는 없었다. 피카소전은 이번이 네 번째 관람이다. 대학 시절 자주 찾던 전시 중 피카소를 처음 만났고, 두 번째는 부산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았다. 아이들의 견문을 넓혀주고 싶은 엄마의 욕심으로 가능하면 함께 전시를 다녔다. 그 시간들은 딸들의 기억 속에도 남아, 지금까지도 엄마와 보낸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되고 있다.

세 번째 관람은 7년 전 가을이었다. 햇살이 폐부 깊숙이 들어오던 계절, 무엇을 해도 즐겁고 가볍던 날 예술의전당으로 향했었다. 그리고 이번이 네 번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지만 전시 종료가 임박해서인지 관람객은 많았다. 혹시 대기 줄이 길어질까 염려한 동생이, 전시 주최 측 관리자로 있는 친구의 연락처를 건네주었다. 평소라면 꺼렸을 일이지만 시간이 넉넉지 않아 결국 전화를 했다. 덕분에 바로 전시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고, 그렇게 대가의 신화와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전시는 1전시실부터 7전시실까지 구성되어 있었다.
첫 전시실은 피카소의 **청색시대(1900년대)**였다.


1전시실 –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혁명의 시대

“나는 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그린다.”
Je peins les choses comme je les pense, pas comme je les vois.


이 문장은 이후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열쇠처럼 다가왔다.
(이하의 감상은 작품 앞에서 즉흥적으로 적은 메모를 바탕으로 한다.)

만돌린을 든 남자.
화면은 단순한데, 만돌린과 남자가 화면을 가득 채운 듯한 밀도가 느껴진다. 현실의 비율이나 정확함보다, 머릿속에 남은 형상이 먼저다.

여인의 누드, 회양목 인형 조각.
인물의 형태는 익숙하지 않지만 묘하게 시선이 머문다. 어딘가 어색한데, 그 어색함이 피카소다.


너도밤나무와 참나무.
두 손을 들어 올린 여인의 누드는 특히 손에 시선이 꽂힌다. 가느다란 선으로 그려진 몸은 연약해 보이지만, 손은 분명하다. 마치 감정의 출구처럼.

청색시대의 작품들은 차갑고 우울하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직접 마주한 그림들은 슬픔보다 사유의 깊이가 먼저 전해졌다. 피카소는 대상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이 전시실에서 분명해졌다.

이제 막 전시의 문을 연 참이다.
다음 전시실로 향하며, 피카소의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유리잔과 담배 파이프는 삼각뿔 모양. 삼각, 사각형의 면 분할만 보이는데 천재의 마음은 이런 것인가? 담배 파이프와 유리잔과 트럼프에는 카드 한 장이 있어서 트럼프인 것을 알겠다

2. 질서로의 회복, 고전주의와 초현실주의

<그림은 보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Un tableaune vit par celui le regarde.>


피에로 복장의 폴(첫 번째 부인 올가와의 사이에 태어난 피카소의 아들 폴)

하얀 옷.

목을 감싸는 프릴의 풍성함.

검정 뾰족 모자. 듬뿍 받는 사랑. 귀여움.

허리춤에 손을 얹은 당당함?

샤워장의 여인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외계인을 보는듯하다.

투우의 소는 가련한데 투우사는 더 가련하여 형체가 기이하다.

주앙레팽의 풍경

바닷가의 세인물. 귀엽다. 앙증맞다.

테이블 위의 악기. 목판에 유화. 오브제 만돌린은 피카소가 즐겨 사용한 모티브.

주앙레팽의 풍경.. 피카소 그림 맞나? 밝다. 뚜렷하다. 고전주의라서 그런 것 같다.

첫 번째 부인 올가와 여름휴가를 보내며 그린 그림이라는데 아마도 아내 올가와 시작된 새로운 삶과 사랑과 열정 여름휴가를 보내며 그린 작품이라서, 지중해의 밝은 빛과 평화로운 정경이 하나의 사진첩처럼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화면 상단의 눈 모양의 태양, 태양 빛에 달구어진 붉은 지붕, 빨간 창문으로 포인트를 준 집이라는 보금자리가 주는 안락감, 멀리 바다와 숲, 이 모든 것이 격동의 시대를 마감하고 고전주의 풍으로 새로운 작업을 향해가는 피카소의 삶을 반영하는 듯이 보인다.((현장에서는 촬영 금지가 되어 있어 도록에 있는 그림 사진을 찍었습니다

잠자는 여인....

코를 들고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고 입을 벌려 자는 모습. 그릉그릉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릴 듯. 사랑스러워 그린 그림이 요즘 나오는 만화 캐릭터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얼굴과 프로필

프로필을 이렇게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능력.

발레 무대장치도 했다더니....


3. 볼라르 연작 1930~1937

<내가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걸 배우는데 평생이 걸렸다. l m'a fallu toute une vie pour apprendre a`dessiner comme les enfants >

동판 작업. 볼라르 화상의 요청으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하는 미노타 우루스 연작이 많다.

미노타 우루스를 주인공으로... 투우사. 여성. 소녀.

눈먼 미노타우르스..

꽃을 두른 모자. 타월을 두른 여인. 탬버린 소녀. 베일을 쓴 여인. 램브란트 두상.

꿈에 잠긴 여성.

연필 선 몇 개로 여인의 풍만한 여성상과 꿈꾸듯한 표정이 살아 있는 동판 에칭.

화랑을 운영하며 현대미술계의 아방가르드 예술을 선도하던 편집자, 작가.

황소 머리가 인상적임. 네 명의 소녀. 블라르의 초상.

마리 테레즈가 주인공인 동판이 많다.

조각 두상을 보고 있는 두 여인.. 원피스의 섬세함.

모델과 조각가.

신화에 나올법한 이미지. 두 눈을 부릅뜨고 조각을 바라보는 조각가와 선이 고운 나신裸身의 여인. 아네모네가 담긴 잔으로 부드러움이 넘친다.

말의 표정이 살아있는 듯. 조련사의 몸짓도 유연. 조각가의 품에 안긴 여인의 여유로움.

조각하는 조각가. 조각 모두 낭만적임을 느낄 수 있다. 꽃과 잎사귀를 장식한 에칭이 많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켄타로우스. 에우로페의 납치를 표현한 군상들.

황소 머리의 하르피 이아와 검정 깃발이 꽂힌 탑 위의 네 명의 소녀들.
마리테라즈를 표현한 조각상과 세 송이의 꽃이 담긴 꽃병이 있는 조각가의 두상

마리테라즈는 에칭에 많이 나오는 피카소의 여인이다. 피카소가 첫 번째 부인 올가와 사이가 나빠져 있을 때 백화점 앞을 지나가던 17세의 아리따운 마리테라즈에게 반했던 피카소의 나이는 45세였다. 마리테라즈가 성인이 된 이후에 부인인 올가를 두고 마리테라즈와 밀월을 보낸 피카소. 10여 년을 브아젤루(Boisgelou)에 성을 구입하여 동거하면서 초현실주의풍 독특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녀는 가장 밝고 빛나는 아름답고 에로틱한 여인으로 작품 곳곳에 나타난다.


피카소는 도자기도 빚어 크고 화려한 스페인풍의 화병에 여인들의 모습을 많이 넣어 만들기도 했지만, 비둘기, 부엉이, 올빼미 등을 그려 넣은 작품도 많다. 나무, 도자기, 청동, 패브릭(옷감) 등 다양하게 소재를 다루며 기상천외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고 기발한 재미를 부여하는 재능이 있다. (다음 편 계속)

<아비뇽의 처녀들> 입체주의 창시.
인물에 둘러싸여 있는 누드.
세명의 누드. 만돌린 과 클라리넷.


*photo by young.

*참고; PICASSO IN the 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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