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밤

by 안신영



2004년을 마감하는 의미랄까?
좋은 선물을 받고 오페라를 감상하게 되었다.
딸과의 생일 앞 날 우리는 한밤의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금난새와 함께하는 오페라 시리즈(4)-푸치니의 라보엠'
금난새 씨는 우리가 어려워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오페라의 상식을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각으로 해설을 했다.
청중을 웃겨 가며 감동을 주는 연주와 감상할 때 청중이 갖춰야 할 교양 같은 것에 대하여도 짤막하게 얘기해 주었다.
라보엠은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의 하나다.

가난한 보헤미안의 생활의 슬픔과 기쁨 등이 잘 표현된 아름다운 오페라이다.

주인공 루돌포와 미미와의 애절한 사랑과 가난으로 인해 사랑하는 연인을 나이 많은 부자 영감에게 가도록 하기로 하는 로돌포. 사랑하지만 그들은 다락방에서 시를 쓰고,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철학자인 친구들과 장난치고 싸움을 하며 천진하게 살아간다. 암울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낭만으로 숨을 쉬는 듯이 보인다.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음악가 쇼나르, 철학자 콜리네, 마르첼로의 애인 뮤제타. 거리의 여자 뮤제타는 정열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 미미는 몸집이 작으며 귀족적이고 행동이 바르고 곧다고 원작엔 나온다.

금난새 씨는 연인끼리 있을 때 흐르는 음악은 어떻게 표현이 되었나. 가난한 보헤미안에게 찾아오는 새벽의 표현, 우울한 마음일 때의 연주, 마음이 밝을 때의 음악은 어떤가 등을 예를 들어가며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반복해서 들려주고 중요 장면의 아리아는 성악가를 초대해서 오페라의 장면을 연출하고 아리아를 들려주었다.



어렵게만 들어오던 정식 오페라와는 다르게 아주 쉽게 이해되었다.
그리고 소프라노의 노래가 끝났을 때는 브~라~바~!
테너가 끝났을 때의 브~라~보~!
남녀 가수들 여럿이 부르고 났을 때의 브~라~비~!
라고 애정을 듬뿍 담아서 함성을 보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1막에서 로돌포와 미미가 함께 이중창을 하며 문밖으로 나가서도 아리아가 들리다 멈춘다. 이때 노래가 끝났다고 손뼉을 쳐서는 안 된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주 조용히 들리고 있는데 그 연주를 마쳤을 때 청중은 비로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미미가 연인 곁으로 돌아와 침대에 앉아 애절하게 부르는 노래. 사랑하는 연인이 몇 번의 기침과 이루지 못한 아쉬움의 여운을 담고 눈을 감을 때 절규하는 로돌포의 노래.
푸치니 조차도 4막에서 미미의 '그대의 찬 손'을 작곡하고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슬퍼서 울었다는데 우리도 결국엔 울고 말았다.



12월의 춥고 푸른 밤 세종 문화회관 앞은 온통 빛의 축제(루미나리에) 속에서 깊어가고, 좋은 음악을 재밌는 해설과 함께 들은 우리는 얼마 동안 참으로 행복하리라는 예감 속에 발걸음을 재촉했다.(2004. 12.30)


*photo by young.











매거진의 이전글신륵사의 강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