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공부를 시작하고부터 읽는 책이 수필집에서 소설책으로 바뀌었다.
읽고 싶던 책을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몇 권 샀다. 문고 입구 옆에 열림원의 책들을 싸게 판매하는 바람에 원래 사려던 책을 뒤로하고 눈여겨 놓았던 책들을 사 왔다. 그런데 기어이 오늘 읽고 싶던 책을 샀다. 박완서 님의 '그 남자네 집, 우리 선생님의 연작 소설집 '빈방'이다. 박완서 작품은 꾸준히 읽어 왔는데 오랜만에 새 작품이 나왔다. 빈방은 선생님 홈피에 들리면 빈방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여 궁금해서 문고 컴에 검색을 해서 찾았다. 다음엔 외등을 사야겠다.
딸과 만나서 영화를 보기로 해서 일찍 나가 책부터 산 것이다.
지난해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베스트였다. 빌려서 읽었는데 괜찮았다.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야 하나. '11분'은 사서 막내에게 선물하고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다'는 빌려서 읽었다. '11분'은 동생 집에 갔다가 다시 얻었다. 그동안 소설보다는 수필을 많이 읽었다. 수필로 등단을 하니 집에 오는 책들이 거의 수필집이었다. 일 년에 모이는 책들만 해도 부지런히 읽지 않으면 다 소화시키지도 못 할 형편이었었다.
몇 년 동안 활동을 중단하고 이사하면서 집 주소도 바뀌고 이제는 배달되는 책도 없다.
이제는 소설 공부를 하면서 소설책을 주로 본다. 몇 년 전에 만난 김주영 선생님은 소설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어요? 하고 여쭈는 막내에게 인문사회과학 책을 많이 보라고 하셨는데 아직 그런 책을 읽는 데는 서툴다. 그래서 아직은 읽고 싶은 소설들을 읽고 있다. 그동안 막내는 소설을 썼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는 동화도 쓰고 환경문제를 다룬 글도 쓰고 판타지 소설도 썼는데...
박범신 선생님께서 가능한 우리나라 소설가의 책을 읽으라고 충고하셔서 요즘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이상문학상은 매년 빼놓지 않고 읽었다. 가끔 동인 문학상이니 하는 작품들도.
난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지만 난 소설을 못쓸 것 같다.
상상력의 빈곤도 빈곤이지만 어휘력도 턱도 없이 부족함을 깨닫는다. 특히 선생님 강의를 받으면서 선생님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으면서 더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았다.
10여 년 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면서 그때 선생님께서 연재하시던 신생의 폭설을 중단하시고 절필하신 것도 문화일보를 통해서 잘 안다. 문화부 부장이셨던 신효정 선생님과의 특별한 인연. 만나면 친언니처럼 자상하게 잘 이끌어 주셨던 일. 박범신 선생님은 용인에서 지내신 후 연작소설집을 발표하셨는데 '흰소가 끄는 수레'를 나오자마자 읽었었는데. 그 당시 사람들이 사람들이 무슨 책을 읽으면 좋아요? 하고 물어보면 선생님의 '흰소가 끄는 수레'가 참 좋던데 한번 읽어 보세요 하고 권했었는데 어찌 된 인연일까? 선생님을 만나서 선생님께 좋은 가르침을 받고 있으니....
그냥 공부하는 것이 좋아서, 일주일에 한 번 박 선생님 만나서 강의 듣는 것이 재미있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행복하다. 그리움으로 모인 사람들이 아니냐고 하시던 선생님의 말씀이 뇌리에 박혀 있다. 늘 웃음 물고 웃어 주시는 선생님. 내일모레의 시간엔 따뜻한 커피 한 잔 대접해 드려야지. 강의 마칠 때마다 시간에 쫓겨 도망치듯 나오는 자신이 선생님께 얼마나 죄스러운지 선생님은 아실까?
다른 이들처럼 선생님과 차도 한 잔 같이 하고 호프도 한잔 하면서 더 많은 얘기 나누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너무나 안타깝다.
오랫동안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직 너무나도 미흡해서 한 달 전 썼던 소설은 소설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친구는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하지만 글쎄 자신이 없다.(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