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풀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by 안신영

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 아니면 원래 고래가 바다에 있었을까?

7개의 목뼈인 자존심을 버리고 굳이 바다로 가야만 했을까?
고래가 바다로 간 이유를 설명하는 이유를 테드 휴즈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고 있다. 하느님이 약초가 가득한 정원을 가꾸시다가 뿌리는 희고 줄기는 빨갛고 그 잎이 까만 색깔을 띤 미역줄기와 닮은 풀을 발견하셨다. 하느님이 잡초인 줄 알고 뽑아버리려고 하니까 그 풀이
“하느님 저는 고래 풀이예요. 제발 저를 뽑지 마세요.”
라며 사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느님은 작은 풀이 애처로워서 그냥 키우기로 하였다.

고래 풀이 하느님의 정원에서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아 자라게 되자 다른 풀에 비해 약효가 뛰어나며 사람에게 그것을 먹였더니 많은 병의 치료에 도움이 되었다. 어린싹일 때는 그 색깔이 하얀색으로 부드러워 많은 동물들이 질병에 걸리거나 통증이 있으면 고래 풀을 먹었다. 그러나 고래 풀은 자라면 자랄수록 껍질이 검고 두껍게 뻣뻣해지는 풀로 자랐다.


이 식물은 여늬 다른 식물들보다 잘 자라 하루만 지나도 두배 이상으로 커졌으며 한 달이 지나자 소만 한 크기로 자라났다. 이렇게 빨리 자라는 고래 풀을 보고 다른 동물들과 식물들이 걱정이 되어 하느님께 말씀드렸다.
“ 하느님! 고래 풀이 너무 크게 자라 하느님의 집이 부서질까 걱정됩니다.”
라고 물었다. 하느님은 다른 생물들이 고래 풀의 성장을 시기한다고 생각하여
“ 너희도 고래 풀처럼 크게 자라도록 노력하여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래 풀은 코끼리만 한 크기로 자라났다. 고래 풀 주위에는 같은 종류의 약초들이 고래 풀에 눌려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 하느님 고래 풀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고래 풀을 뽑아버리세요.”
그러나 다른 약초들의 비명이 고래 풀에 가려서 하느님의 귀에 들리지 가 않았다.
이제 고래 풀은 엄청나게 커져서 하느님의 집이 내려앉을 지경이 되자 하느님은 고래 풀을 뽑아버리기로 결정하였다. 무서운 호랑이, 힘센 코끼리, 빠른 표범이 함께 힘을 모아 고래 풀을 힘껏 당겼다.
“영차! 영차! 영차!”
그러나 아무리 잡아당겨도 고래 풀은 뽑히지 않았다.
하느님은 걱정이 되었다. 이제 좀 더 고래 풀이 자라면 하느님의 정원뿐이 아니라 집마저 부서지게 되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신비한 약초나 만들어 둔 사람마저 모두 부서지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때 영리한 여우가
“하느님! 저희들이 고래 풀을 당기고 있는 동안에 무엇이든 잘 갉아내는 생쥐, 토끼, 족제비들에게 고래 풀의 희디흰 뿌리를 자르게 하여 고래 풀을 뽑는 게 좋겠어요”
라고 말씀드렸다.
이렇게 모든 동물들의 힘으로 고래 풀을 뽑은 후 하느님은
“ 고래 풀아 너의 몸집이 다시 작아지거든 나의 정원으로 돌아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약초가 되거라”
라고 말씀하시며 고래 풀을 바다로 밀어 버렸다. 그 후 뿌리가 잘린 고래 풀은 육지에 있는 하느님의 정원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분수같이 숨을 내쉬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하느님의 정원에 생명을 구하는 약초가 너무 크게 자라난 고래풀이 있지는 않을까?


육중한 병원문을 밀고 들어간다.


접수창구 앞의 뱀 꼬리처럼 늘어진 줄 끝에 서서 접수를 위해 기다린다. 진료받을 의국에 다시 접수증을 내밀고 대기의자에 앉는다. 아파서 왔으니 손가락 까딱할 힘도 없다. 쓰러져 버릴 듯이 기대앉아 두세 시간을 기다려 본다. 알 수 없는 영문자 표기로 환자를 기 죽이고 의사 앞의 진료는 3분이면 끝이 난다.

마치 판사가 방망이로 “탕 탕 탕” 치고 나면 판결이 내려지듯. 고래풀이 하느님의 정원을 덮을 만큼 커졌다고 해서 하느님이 되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하얀 뿌리가 커지면서 까만 잎사귀를 낳는 고래 풀은 이미 바다로 떠났는데 하얀 가운을 걸친 의사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빨간 손은 주머니에 넣고 있다. 비대해지는 병원 건물 속에, 비대해지는 몸을 가누느라 삐딱해진 모습으로.


이제 우리는 바다에서 돌아올 고래 풀을 한줄기 빛을 기다리는 소망처럼 기다려 본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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