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선물!

by 안신영

"가슴이 콩닥콩닥,

누군가 나를 위한 플레이팅 도마 선물을 준비한다는 말에

뛰는 가슴 진정 키 어려워요.


진심은 다하지만 크게 도움드린 일도 아니건만

고맙다고 보내신 선물에 완전 감동이에요.

취미로 도마를 만드시는 것 같았어요.

가끔 선물을 하신다는 글을 읽으며 도마를 선물 받는 분들은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게 그 일이 일어났어요."



도마- 식칼로 요리 재료를 썰거나 다질 때에 밑에 받치는 것. 두꺼운 나무토막이나 플라스틱 따위로 만든다. 고 사전에 되어 있다.


딸들이 결혼을 해서 살림을 하고부터 늘 사용해야 하는 도마가 신경이 쓰였다.

나 자신도 음식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 종갓집의 안주인으로서 도마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을 이어오고 있었기에 도마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우리 어머님 세대야 끼니를 때워야 하는 수준의 조리를 하는 것이라서 그저 나무로 만들어진 도마면 다 수용되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살기가 조금 나아진 후부터는 도마도 신세대에 맞게끔 한 때는 플라스틱으로, 종이로 만들어져 나왔고, 사용 후 관리나 물에 씻기 좋은 형태로 종잇장처럼 얇게 나온 도마 도 있어서 외국 여행길에 지인들에게 한 개씩 나눠 주려고 사 온 적도 있었다. 도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주방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주부의 일을 하면서 손목터널 증후군이라는 질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의 일이다.

음식을 만드느라 도마에 칼 질을 하는 주부들은 손목이 아플 때가 많다. 어깨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이 도마에 칼질조차 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린 적이 있기도 했다. 도마는 칼질할 때 부딪치는 충격을 흡수해줘야 손목에 지장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캄포 도마가 충격 흡수율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딸들에게 캄포 도마 세트를 선물했다.

그 당시에 캄포 나무 도마는 호주가 원산지이고 수입품이 대부분이어서 조금 비싼 가격에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캄포 도마가 좋은 이유는 나무가 탄력적이면서 항균작용이 뛰어나 손목을 보호하면서도 나무 자체에 항균성분이 있어 박테리아, 곰팡이 증식, 벌레 퇴치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도마를 사용하려고 꺼내면 우선 피톤치드의 향으로 정신이 맑아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집안에 도마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도 상당히 좋은 매력의 하나다.

우선 손목을 보호하고 항균작용을 한다는 것에 미음에 들었다.


도마를 만드는 나무는 독성이 강한 나무를 제외하고는 모든 나무가 도마의 재료가 되지만 그중에서도 느티나무, 산벚나무, 편백나무, 단풍나무, 물푸레나무, 호두나무, 캄포 나무 등 다양한 원목으로 나무 도마를 제작한다고 한다.

재질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식재료의 종류에 따라 선택을 하면 좋다. 단단하고 강도가 좋은 호두나무와 단풍나무는 강한 칼을 사용할 때 좋다. 예를 들면 중식당 같은 데서 사용하면 좋은데 무른 나무 도마를 쓸 경우 홈이 많이 파여서 위생상 불결하고 요리의 질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선 요리가 주인 일식당 같은 경우 날렵하면서 칼이 예민한 일식도에 맞는 도마는 칼을 보호할 수 있는 탄력적이면서 부드러운 은행나무와 편백나무가 적당하다고 한다.

여기서 산벚나무는 놀랍게도 천년이 넘는 세월을 변형 없이 견딘 팔만대장경판의 64%가 벚나무로 만들어졌다. 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벚나무는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악기, 건축 내장재, 가구로도 많이 사용하며, 우리나라 전통 활인 국궁 제작에도 벚나무가 쓰인다고 하는데 생장속도가 빨라서 가로수로 많이 심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해서 여러 가지 용도에 쓰이는 것은 예전엔 몰랐다.

뼈 채로 잘라야 하는 강도가 높은 통닭 같은 식재료와 세심하게 손질해야 하는 생선살, 신선한 야채 같은 식재료를 다룰 때 똑같은 도마를 쓰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 도마를 골고루 식재료에 맞게 쓰는 것은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생선과 야채를 다루는 도마는 달라야 할 것 같다. 또 김치를 썰어야 하는 전용 도마 도 있으면 좋겠다.


까다로운 엄마 때문에 털털한 우리 막내는 주방 용기나 장비에 돈을 쓰는 것에 조금 낯설어한다. 주방에 있기보다는 밖에서 일을 많이 하기 때문인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자신이 얼마나 사용을 하느냐 하는 가성비를 따지는 것일 수도 있고, 전적으로 음식을 많이 만드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재택근무가 많아서 자주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안쓰럽다.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편치 않은 것은 모든 엄마 마음일 것 같다. 신혼초에는 외국 출장이 잦아서 살림을 거의 사위가 다했다. 음식 레시피도 인터넷에서 찾아 요리를 했다고 하니 대단한 사위인 것은 확실하다.

몇년 전 사위 생일에 마땅한 선물을 찾다가 딸보다 주방에서 요리를 많이 하는 사위에게 컴포 도마를 선물하게 됐다. 사위는 도마를 받아 보고 명품 느낌이 난다고 전해왔다.

세상에 도마를 사위에게 선물하는 장모라니...그래도 착한 사위는 좋은 도마라고 좋아했다.


둘째 딸은 손녀 하율이가 태어 나자 아기 음식 만드는 전용 도마, 전용 밥솥을 전부 새로 준비해서 사용했다. 물론 식기류도 다 따로 준비해서 어른들이 사용하는 것과 차별을 두고 사용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그것은 옳은 선택이라고 지금도 자부한다.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는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어른들을 모시고 시누이, 시동생까지 함께 사는 형편에 아이 것이라고 따로 챙겨서 관리를 하기엔 아득한 현실이었다.


다시 도마 얘기로 돌아오면 도마는 여러 가지 공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략 아홉 번의 과정을 거친다는 얘기를 들었다.

원목에서 가공을 거친 뒤 나무판자로 재탄생한 나무판자는 건조장에서 2달간의 자연건조와 20일간의 인공건조 과정을 거친 뒤 비로소 도마 만드는 작업장으로 옮겨진다.

작업장에서 거칠고 투박한 나무판자를 매끈한 도마로 완성시키기까지 기울이는 정성은 남다른데, 거친 나무판 위에 연필로 도마 형태를 그리고 기계톱으로 잘라내 가면서 모양을 잡는다. 이 과정이 끝나면 얼추 도마의 형태가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수평잡기와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이 남아있다.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은 사포질을 하는 것, 샌딩작업이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굵은 사포로 문지르고 다시 중간 사포, 맨 나중엔 가는 사포로 문지르는 샌딩작업이 가장 오래 걸리는 것 같다. 그래서 나무 고르기부터 도안, 기계로 나무 켜기. 켜고 난 도마 형태의 나무를 사포로 문지른 다음에 옆면까지 둥글게 문지르고 결을 살핀 후에 들기름을 발라주고 일주일을 건조한다. 우리나라 전통 방식은 들기름을 바르고 그 외 포도씨유를 바르는 과정은 산패 요인이 가장 적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다가도 가끔 포도씨유를 발라주며 사용해야 관리를 잘하는 것이라고 한다.

원목의 수분 함유율이 15% 내외로 잘 건조되지 않으면 사용하면서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고 한다. 칼을 탄력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파이지 않는 단단함과 뒤뚱거림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수평도 요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도마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도마를 사용하는 주부로서 실감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요리의 첫 단계가 도마 위에서 이뤄지는 만큼 주방에서 도마가 상당히 중요하다. 칼과의 궁합,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을 좌우하는 게 바로 도마이기 때문에 그만큼 요리의 맛을 좌우하기도 하는 것은 분명하다.

원목 도마는 주방용 조리기구로서 뿐만 아니라 음식을 올려놓는 플레이팅의 새로운 포인트로도 주목받고 있는 요즘엔 신선하게 보이게 하는 매력이 있어서인지 각종 광고로도 많이 나온다.

우리도 가끔 플레이팅 도마를 이용해서 빵이나 과일 같은 것을 올려놓고 먹을 때가 있는데 새로운 기분이 업 되어 같은 것인데도 맛이 한결 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완성되어 집에서 받아본 플레이팅 도마는 아기 피부같이 부드럽고 매끈하다.

도마를 만들면서 정성을 기울였을 작가님을 생각하니 황송하기 짝이 없다.

멜론을 깎는 딸에게 선물 받은 플레이팅 도마를 꺼내서 내밀었다.

딸은 멋지다고 감탄한다.

플레이팅 도마위의 멜론이 더없이 부드럽고 달콤하다.


*photo by young.

*참고:다음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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