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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Jun 21. 2023

맹꽁이의 합창과 함께하는 탄천길

다시 다 잡는 마음의 길

밤새 내리던 비가 잦아들었다.

오후가 되니 밖으로 불러내는 소리가 들리는 듯

둘레길로 서둘러 걸음을 옮긴다.

도로를 건너 전망대로 들어서니 맹꽁이 소리가 들린다.

어마어마한 대합창 소리에 나도 놀라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꽁이 소리지? 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작년 여름만 해도 몇 안 되는 맹꽁이 소리가 희미했는데

올해는 탄천 수풀이 살기 좋다는 소문이라도 났는지

단체로 이사라도 온 모양이다.

아무리 둘러봐도 수풀 속에 꽁꽁 숨어 모습은 보이지 않고

친구를 부르는 노랫소리만 무성하다.

맹꽁이의 합창에 발걸음도 가벼이 사뿐사뿐 걸어본다.

산딸기, 기생초.

며칠 폭염 속에 사람도 풀과 나무도 힘들었는데

빗물을 머금고 환한 모습으로 활짝 웃는 풀꽃, 산딸기가

눈길을 끈다. 풀잎 위에 투명한 물방울 구슬이 예쁘다.

가끔 만나는 뽕나무엔 근처에 사는 새들의 먹거리가 풍부한 오디가 다닥다닥 잔뜩 열려 있어 마음이 푸근하다.

노란 꾀꼬리도 날아드는 탄천 길에 봄에 태어난 아기 고라니가 엄마 고라니를 졸졸 따라가는 모습도 강 건너에 보여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시간이다.

옛날에 뽕밭이어서인지 몇 그루 뽕나무가 있다.

한동안 힘든 일을 겪으면서 글을 쓸 경황이 없어 예전에 써놓은 글을 브런치 알림에 못 이겨 올리고는 반성한다.

부지런히 쓰지 않으면 글 근육이 오르지 않는다는 글들을 읽으면서도 몸과 마음은 따로 살아온 두 달여....

항상 염려해 주시는 작가님들의 응원을 알면서도 땅속으로 꺼져들 것 같은 심정의 나날을 보냈다.

오랜만에 탄천 길을 걸으며 변함없이 위안을 주는 자연의 풍경을 가슴에 담으며, 이 또한 지나 가리라. 정신을 차려 본다.

자귀나무꽃, 뽕나무의 참새.
맹꽁이의 대합창.

*맹꽁이는 비가 내린 후 웅덩이에 암수가 몰려 산란을 한다는데요. 수컷이 맹~맹~맹~하고 울면 다른 수컷들이

꽁~꽁~꽁, 하며 주고받는 소리가 맹꽁으로 들려 맹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외국에서는 <쟁기발개구리>라고 부른데요.

맹꽁이(다음캡쳐)

*photo by young

*다음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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