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딸과 함께~
휴무일에 맞춰 딸이 다녀갔다.
엄마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할지를 늘 먼저 헤아리는 딸은, 마치 내 마음속을 한 바퀴 다녀온 사람처럼 꼭 맞는 선물을 가져왔다. 평소 음악을 즐겨 듣는 나를 생각해 블루투스 스피커와 이어폰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이어폰을 연결해 주고, 스피커도 척척 세팅한다. 설명서를 보고 내가 해보겠다고 해도
“엄마는 가만히 계세요.” 하며 손을 떼게 한다.
외장하드에 있던 음악 파일을 컴퓨터 화면에 정리해 옮겨 주는 손길도 야무지다.
예전에도 사위가 스피커를 선물해 준 적이 있었다. 부산에 두고 와 지금은 없지만,
그때도 참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좋아하는 음악을 원 없이 들었었다.
스피커 전원을 켜자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가 방 안을 채운다.
"아, 음악은 역시 스피커로 들어야 하는 거구나."
달콤하고 깊은 음색에 마음까지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얼마 전 산책할 때 쓰려고 샀던 이어폰이 영 신통치 않다고 툭 내뱉은 말을
딸은 기억해 두었다가 이렇게 깜짝 선물로 되돌려 준 것이다.
귀가 아파 예전 기본 이어폰도 쓰지 못하고 지인에게 건네주었던 터라 더 고마웠다.
딸은 웃으며 말했다.
“엄마, 이어폰은 조금 비싸야 소리가 좋아요. 싼 거 사신 것 같더라.”
“내 형편엔 그게 최선이었지.”
그 말을 듣고 사위가 나섰단다.
전자기기에 밝고 귀도 예민한 사위는 여러 제품을 살펴보더니 아주 좋은 이어폰을 골라 주문해 주었단다.
덕분에 스피커까지 다시 선물 받는 행운을 누렸다. 사위는 예전에 선물했던 스피커도
부산에서 잘 쓰였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때 내가 잘 모르던 음악들까지 노트북에 차곡차곡 담아 주었다.
그 덕분에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휴식이 내 일상에 들어와 늘 행복했다.
설정과 시연을 마치고 이제 밥 먹으러 가자며 밖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피자 먹을까?" 하며 전에 갔던 맛집으로 갔다.
피자, 파스타, 수비드로 만든 수육까지 식탁 위가 과할 만큼 풍성해졌다.
“엄마, 평소 고기 잘 안 드시잖아요. 이거 많이 드셔요. 부드럽고 촉촉해요.”
정말로 고기는 부드러웠고 딸이 골라 준 매콤한 파스타도 입에 잘 맞았다.
직화 불고기 피자는 조금 남겼지만 포장해 와 며칠 동안 채소를 곁들여 잘 먹었다.
며칠 뒤, 딸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엄마, 이어폰 잘 쓰세요? 귀는 안 아프고요?”
“아주 잘 쓰고 있어. 귀도 하나도 안 아프더라.”
“엄마 귀가 작아서 이어캡도 제일 작은 걸로 골랐어요.”
“체격도 작으니 장기들도 다 쪼만쪼만해 내가, ㅎㅎㅎ~”
우리는 그렇게 웃었다.
지하철로 먼 길을 갈 때도 이어폰은 충실하게 음악을 들려주었고, 보고 싶던 영화도 편안하게 즐기고 있다.
이번 설, 효성스럽고 예쁜 딸과 살뜰한 사위 덕분에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고마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photo by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