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쑥전

by 안신영

지리산 숙소에 짐을 내려놓자
과도와 양푼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숙소 뒤 양지바른 언덕에 앉아
쑥을 캤다.

손끝에 닿는 것마다
속살처럼 보드라웠다.

네 해 전,
함께하지 못했던 쑥전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말없이 쑥을 뜯었다.

향숙 씨는 주방에서
기름을 두른 팬 앞을 떠나지 못했고,
지글거리는 소리가 저녁을 채웠다.

정아 씨가 따온 진달래가
반죽 위에 얹히고,

쑥과 꽃이 함께 익어갔다.

그날의 숙소에는
쑥향과 웃음이 번졌고,

추억이 또 한 개 쌓였다.

숲 속 하늘에서는
별들이 하나둘 불을 켰다.

*진달래쑥전, 쑥털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