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보고 싶을 거야
이삼일 만에
호수의 벚꽃이 한꺼번에 피었다.
석촌호수를 따라
연분홍 꽃구름이 길게 둘렸다.
마치 화관을 쓴 것처럼.
이곳은
근무 중 유일하게 숨을 고르던 자리였다.
사람들로 붐비는 와중에도
고개를 들면 하늘이 있었고,
호수 위에는 늘 물새들이 있었다.
봄볕이 깊어지자
자라들이 물 밖으로 올라왔다.
뗏목 위 오리들 곁에
조용히 자리를 나누어 앉았다.
가마우지와 청둥오리,
그리고 거북이들.
작년보다 조금 더 커진 몸으로
다시 나타난 그들은
말없이 계절을 건너온 증거 같았다.
일을 하다가도
눈은 자주 물가로 향했다.
아기오리들은 잘 있는지,
보이지 않는 물닭 두 마리는 어디로 갔는지,
동호로 갔던 세 마리 오리는 돌아왔는지.
덩치 큰 거위들은 왜 안 오는지.
그렇게 나는
그들의 하루를 궁금해하며
내 하루를 건너왔다.
그리고 오늘,
이곳과 작별을 한다.
내일부터는 다른 근무지로 옮긴다.
늘 위안을 주던 하늘과 벚나무들,
그리고 이름 없이 곁에 있어 준 존재들에게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넨다.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풍경을 오래 바라본다.
혹시 기억해 줄까.
멀리서 너희를 바라보며
자신의 시간을 버텨낸
한 사람을.
*photo by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