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직장인 .2
비전공자로 입사후 첫 일년.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신입사원 시절에
나와 같은 단어, 다른 의미를 사용하는 사수를 만났다.
업무적인것 보다 인간적인 것을 원했고,
외향적이라 생각했던 나였지만, 억지웃음을 내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기에
그가 생각한 인간적인 모습을 취하기란
매일이 곤혹스러웠다.
아무것도 얘기하고 싶지 않은날에도,
나는 그에게 말을 걸어야 했으며, 대화를 나눠야 했다.
물론 그게 잘못됐다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 참 적성에 안맞는 노릇이였다.
그분에게 느꼈던 것은
군대에서 선임에게 느꼈던 감정이였다.
그만의 방식으로 나를 챙겨주는 것이
말을 제대로 못하는 나로서는 괴로웠다.
지금에 와서 왜 말한마디 제대로 못했냐고 묻거들랑
나는 얘기할 수 있다.
학교폭력을 당하는 애들이 왜 소심해지고, 말이 없어지는지 나이 서른인 이제서야 알 것 같다 라고.
그것이 챙겨줌인지, 아니면 길들임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분의 의도야 어찌 되었든...
나는 사람들과 섞이며 업무에 대한 의욕을 불태워야할 시기에
이 조직이 나랑 안맞는다는 확신을 증명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목소리 작은 이방인이 되어 있었다.
모두가 앉아있는 조용한 사무실에서
고개를 떨구고 우두커니 선 채로
매일 혼남을 겪게되는 자존심 쎈 신입사원은
고개조차 쉽게 돌리지 못하는 약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 겪게되는 코너에 몰린듯한 기분,
쥐가 고양이를 물기 직전,
그 폭발할것만 같은 상황에서
나는 나를 증명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심리적 결핍을
격게 되었다.
이 결핍은 결국 환경의 탓으로 돌림과 동시에
나를 전혀 반대의 길로 이끌었다.
'이 곳은 나와 안맞는 곳이다!'
'나는 나만의 적성을 찾아서 나를 알아봐주는 곳으로 가야한다!'
'그 곳은 어디에도 있을수 있지만 이곳만은 절대 아니다!'
이렇게 잘 짜여진 결핍의 상아탑을 내 집 삼아
2년차가 될 무렵.
나는 회사를 다니되,
회사를 포기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