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론과 열역학 제2법칙
전 글에 이어 우주(Universe)가 시작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를 철학적으로 사유한데 이어 이번 글에서는 과학적으로 탐구해보려 한다. 그것은 빅뱅이론과 열역학 제2법칙이다. 2가지 과학적 근거는 우주가 시작이 있음을 암시하는 가장 강력한 단서이다.
허블의 법칙과 우주 배경 복사를 통해 이론적 근거가 명백해진 빅뱅이론은 오늘날 우주의 기원에 대해 과학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이론이다. 우주는 팽창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시간을 역으로 생각했을 때 이 모든 팽창이 시작된 단 하나의 점이 있었다는 이론이다. 적색 편이 뿐 아니라 우주에 존재하는 수소와 헬륨의 질량비, 올베르스의 역설, 우주 초기와 현제의 퀘이사의 활동량 차이 등 빅뱅이론을 직간접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증거들이 많기에 오늘날 빅뱅이론을 합리적으로 부정하는 과학자는 없다.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칙은 우리에게 우주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에너지가 계속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엔트로피'라는 말은 무질서의 정도를 의미하는데 이 엔트로피는 비가역적으로 유지되거나 혹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열역학 제2법칙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우주가 시작이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우주가 아직 완전히 무질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가 시작이 없고 무한한 시간 가운데 있다면 아주 오래전에 이미 우주는 아무런 에너지나 움직임도 없는 균형 상태에 이르러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 상태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주는 시작이 있고 우리는 그 시작점에서 알 수 없는 시간이 흘러 도착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불이 타고 있는 양초와도 같다.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은 양초는 미래에는 불이 꺼질 것을 암시하는 반면 양초에 불이 붙기 시작한 시점이 있다는 것 또한 암시한다.
이것을 통해 우주의 시작을 유추하는 것이 더 믿음직한 이유는 이것이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론'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법칙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철학적 사유에 이어 과학적 통찰을 통해 우리는 우주에 시작이 있음을 논리적이고 타당한 객관적 근거를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