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성공한 인생?

by 디제이쿠

"너 반쯤은 성공한 인생 같아."

"내가? 이렇게 늘 흔들리는데?"


점심시간, 친구의 전화였다.

우리가 함께 다녔던 첫 회사에 안타까운 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참이었다.

그 시절 우리들, 함께한 사람들, 추억들까지 말이다.


"그때 우리 참 어렸어"부터 "그래도 좋았던 시절"이었다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려는 순간, 친구가 그랬다.


"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더라."

"나? 아냐? 늘 흔들리는데? 날마다 고민하는데?"

"그래도 넌 반쯤 성공한 인생 같아. 후배들이 그렇게 널 찾는 걸 보면. 잘 산 거지."


고마웠다. 그런 말이 위로가 될 줄.

사실 생각해보면 동갑내기가 많아서 선배보다 더 든든할 때가 많았다.

물론 투닥투닥거릴 때도 있었지만, 회사에서 친구만큼 좋은 존재가 어딨겠는가.


10년이 다 된 지금도 서로 이렇게 연락하며,

"애는 잘 크니?"

"시집은 언제 갈 거니?"

아무렇지도 않은 안부를 물으며 사는 걸 보면.

서로 똘똘 뭉칠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이

힘은 들었지만, 동료 이상의 끈끈함을 묶어 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시간이 아니었을까.


우린 지금보다 어렸고, 회사가 더 성장하길 바랐고,

서로가 잘 되길 바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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