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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제이쿠 Oct 25. 2021

변함없는 나의 차장님

학교를 졸업하고, 막상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모르겠더라. 신방과를 나왔으니 자연스럽게 기자 준비는 한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는 아니지만, 여러 군데 언론사 시험을 쳤고, 한 지방지에 합격을 했다.


처음엔 '그래 아카데미를 다니는 것보다 실전에서 배우는   낫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지방지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글쓰기보다는 다른데  치우쳐져 있는  같아 도저히 내키지 않았다.


아침마다 부장님께 보고 드리고 여러 군데의 취재원을 도는 것부터 생 초자가 기자실에 들어가서 앉아 있는 그 뻘쭘함도 감당이 안되더라.


그런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같은 팀 차장님께서 회사 복귀하는 길에 같이 가자고 전화를 주셨다. 그게 차장님과의 첫 긴 대화였는데, 너무도 잘 이해를 해주셨다.


결국 나는 한 달 만에 신문사를 나왔고, 그 결정에 큰 지지를 해준 사람은 차장님이 유일했다. 그 당시는 그런 말씀을 안 하셨지만 몇 년이 흘러 식사를 하게 됐는데 그러시더라. "네가 안 나가면 내가 다른 길 찾아보라고 얘기하려고 했어. 내가 넌 잘할 줄 알았어".


짧은 한 달이었지만, 한 달하다가 때려친 한심한 사람으로가 아니라 온전히 나로서 봐주신 차장님 덕분에 그때의 결정은 아직도 후회는 되지 않는다.


며칠 전에도 가끔 신방과 나와서 기자를 왜 안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하다가 때려쳤다고 하지"라고 하시더라. "네 그랬습니다"라고 했더니 "잘했어"라고 하시는데, 어디서든 당당하게 살길 바라는 선배의 마음이 여기서도 느껴지더라.


십 수년 전의 차장님을 아직도 차장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 보면 그간 참 감사한 선배를 많이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돼야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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