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쉬고 싶은 몸을 일으켜 세탁소에 밀린 옷을 맡기러 갔다. 몇 마디 나누고는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팥죽 먹었냐고 물으셨다.
안 먹었다고 하면, 분명 상 위에 놓여 있는 그 용기를 주실 것 같고. 먹었다고 하면 거짓말이 들통날 것 같았다. 그 찰나 "안 먹었으면 이거 가져가서 먹어"라고 하셨다. "아니에요. 사장님 드셔야죠"라며 손사래를 쳤더니 사장님은 드셨다고 했다. 사장님께서 일부러 그렇다고 하신 거면 어떡하지라며 받아 나오면서도 따뜻한 마음은 숨겨지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