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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르페디엠 Sep 14. 2022

불만이 생기면 예의를 갖춰 표현해 봐요.

부산여행중 만난 택시 아저씨

남포동에서 태종대로 가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기사님께 전화가 왔다. 큰길이에요?


네 큰길입니다. 근데 웬걸 기사님은 내가 있던 패션골목까지 안 오고 남포역 앞에서 내게 전화를 걸었다. 큰길이라면서요?


남포동에는 골목이 정말 많기에 내가 있는 곳은 큰 일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그쪽으로 가겠다고 하고 일단락했다. 걷다가 조금 짜증이 났다. 아니 내가 있는 곳까지 오시라고 카카오 택시를 쓰는 건데 5분 씩이나 걸어야 하나.


기사님은 기다리다가 짜증이 났는지 심지어 빵빵거리며 급가속과 급제동을 했다. 아 참고 가야 하나, 이야기할까... 고민하다가 마음 불편히 가기 싫어 살근하게 말씀드렸다.


제가 얼마 전 수술을 해서요 사실 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천천히 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살살요.


기사님은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와~ 지가 천처이 가 달라는 말은 진짜 몇 년 만에 듣습니다. 허허. 부산사람들은 다들 빨리빨리 가달라고 하거든예.


그런가요? 처가가 울산인지라 저도 대충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요? 허허허.


태종대에 도착할 즈음, 우리는 서로의 귀인이 되어 있었다.


2022.09.14_강풍이 가슴을 뻥 뚫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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