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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성 Feb 20. 2024

EP.02 알바 구하기가 이렇게 어렵구나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00대 병원 무인수납기 안내 및 관리
00대 병원에 오신 환자나 보호자의 무인수납기
이용을 돕는 일



병원에 익숙한 나와 무언가를 알려주기 좋아하는 나에게 알맞은 최적의 일자리라고 생각했다.

오전에 이 알바를 하고 오후에 채점 알바를 하면 딱일 것 같았다.

전화 후 방문이었기에 오전에 전화를 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로 들리는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결론은 전화에서부터 날 뽑지 않으리라는 뉘앙스를 뿜뿜 풍기며 마지못해 이력서를 받는 듯했다.

직업, 나이, 종일 일하는 일 구하려는 거 아닌지, 오전 시간대를 구하는 이유는 뭔지, 

준비하는 게 있는지 등 많이도 물었다. 

말하는 중간중간 정적이 있었고 한숨도 있었다.


"이력서 갖고 있는 거 있어요?"


"네."


"카톡이나 문자로 이력서 보내주시고 내일 저녁까지 결과 알려드릴게요."


전화를 끊고 이력서를 보내긴 했지만 드는 예감은 100% 연락이 오지 않으리라는 거였다.




밥도 먹지 않고 내내 잤다.

채점 알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처음으로 퇴사 전에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어려울지 몰랐다. 

지긋지긋한 병원을 떠나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하루살이로 살더라도 하고 싶은 것 하며 살아보고 싶었는데 그것마저 쉽지 않으니 어쩐지 우울해지는 낮이었다. 더욱이, 쿠팡알바는 이틀연속 티오가 없어 확정 문자 대신 마감 문자만 받았다. 하루라도 일을 해야 하는데 다가가는 족족 튕겨나가 버리니 더 이상 지원하는 것이 의미 없이 느껴졌다.


늦게나마 일어나 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거리의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에 갔다.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갖고 갔는데 와이파이 비밀번호 물어보기 귀찮아서 가방에 도로 넣어놓고 가지고 갔던 스티커컬러링을 열심히 했다. 음료 마시고 사람들 소리 들으며 한 가지에 집중하니 마음이 차분해지며 기분이 좀 나아졌다.




사람은 하던 것을 해야 하는 것인가. 평생 간호사를 해야 한다니 아찔해지는 밤이다.


마지막 장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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