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나기를
미성년자 마약투여 및 성매매 사건
10대 미성년자에게 필로폰을 투약하고 성매매까지 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인 20대 남성에겐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이 선고됐는데 피의자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형이 선고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의 전말
피의자는 2019년 당시 17세의 고등학생이었던 피해자에게 접근해 호감을 얻고 신뢰를 쌓은 뒤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하는 '그루밍' 범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에게 가출을 종용해 동거를 했으며 마약(필로폰)을 투약한 후 성매매까지 시켰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마약 부작용으로 인한 뇌출혈이 발생했고 결국 오른쪽 반신불수가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판결
1심 재판부는 피의자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검찰은 양형부당(형량이 낮다는 이유)으로, 피의자는 형이 무겁다며 각각 항소했다. 그리고 얼마 전 있었던 2심에서 재판부는 피의자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마약으로 인해 회복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큰 이유였다.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런 판결을 볼 때마다 분노로 속이 뒤집어진다.
17세 미성년자를 사랑했고 마약도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피의자. 앞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 테니 선처해 달라는 이 피의자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이 사건으로 인해 아직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꽃이 지게 됐다. 한 사람의 인생을 무참히 짓밟아 놓고 자신의 삶엔 그렇게도 미련이 남았던 걸까. 이런 범죄를 저질러 놓고 법정에서 어떻게 선처해 달라는 말을 할 수 있는건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했던가? 하지만 나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얘기다.
그리고 판결은 또 왜 이 모양인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솜방망이 판결을 보고 있어야 하는 걸까. 마약과 성매매라는 최악의 범죄를, 그것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법원은 겨우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피의자는 만기출소를 하더라도 아직 30대의 팔팔한 나이다. 정말 이 나라의 형법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런 판결로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없다. 이런 중범죄도 처벌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면 지금의 형법은 범죄예방 효과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지인 중에 판사가 있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이런 범죄가 어째서 양형이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인지. 그리고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정말 우리나라의 형법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죄질이 나쁜 범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이는 보수적인 재판부가 그렇게도 중시하는 판례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서나 사회에서 강한 범죄 예방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간절히 기도합니다.
친한 친구 중에 이 사건의 피해자처럼 건강했다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잘 쓰지 못하게 된 녀석이 있다.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처음 이런 상황이 되고 친구는 좀처럼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체력이 좋았던 녀석이 한순간에 한쪽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다는 걸 어떻게 쉽게 받아들일 수가 있었을까. 녀석과 나를 포함한 친구들 모두에게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다. 언젠가 녀석이 죽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땐 둘이 얼마나 울었던지.
그래도 다행히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현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재활에도 힘써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여전히 팔을 쓰는덴 어려움이 많지만 다리는 예전보다 훨씬 힘이 들어가서 걷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다. 친구지만 보고 있으면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이 사건의 피해자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삶으로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얼마나 외롭고 힘든 시간이 될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정말 간절히 바란다. 언제라도 꼭 다시 돌아와 빛나는 삶을 살아가기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며 따뜻한 시간들을 보내게 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