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는데 왜 애가 없냐고요? #1

결혼 = 출산?

by J브라운


우리 부부는 결혼 8년 차다.

2012년에 결혼해서 지금까지 신혼처럼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는데 아직 우리 사이에 아이는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공식적으로 딩크족을 표방하고 있는 건 아니다. 아이를 낳지 말자고 얘기한 적은 없으니까.

신혼 때는 일단 신혼을 충분히 즐기자는 생각이었고 그렇게 2년 정도 지난 후 아내와 임신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준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 두 번의 유산을 겪었는데 이전까지는 전혀 몰랐다.

유산을 겪는 부부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걸.


그리고는 갑자기 내가 장사에 꽂혀 자영업(맥주집)을 시작하는 바람에 아이를 갖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매일 오후에 나가 새벽에 들어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육아를 분담하겠다 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가게를 정리하고 다시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러는동안 아이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하나는 낳아야지' 했던 생각이 언젠가부터 '굳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걸까?'로 바뀐 것이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용어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요즘 들어 아이 없이 둘만 사는, 이른바 딩크족의 삶을 선택하 부부가 늘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을 거다.

아니 혹 이유가 없을지라도 딩크족을 선택한 부부의 삶에 대해 그것이 좋다, 나쁘다 또는 맞다, 아니다로 판단할 수 있는 걸까?

(참고로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난 딩크족이 아니다.)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에게 아이가 없을 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개 '왜 저 집은 애가 없을까?', '무슨 문제가 있나?' 등의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왜 부부 사이에 아이가 없는 게 이상해 보이는 걸까.


얼마 전 부모님과 아이 낳는 문제에 대해 얘길 나눈 적이 있었다. 결혼 후 8년 동안 아이 소식을 전하지 않는 나에게 엄마는 종종 "그래 둘이 그냥 알콩달콩 잘 살아라." 하시며 막내아들의 2세 소식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으신다 생각했다. 내 위로 형이 둘이나 있고 형들 모두 두 명씩 조카들을 두고 있기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만에 본가에 들러 저녁식사를 하다가(물론 아내는 없었다) 부모님과 아이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됐는데 아이 없이 둘만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내 얘기에 부모님은 버럭 화부터 내셨더랬다.


무슨 소리냐고, 왜 애를 안 낳으려 하냐고.

결혼했으면 애를 낳아야 하는 거라고, 그게 당연한 거라고.


예상 밖 부모님의 완강한 모습에 참 많이 당황을 했었다. 분명 얼마 전까지도 둘이 잘 살라고 말씀하셨는데..

결혼이란 게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게 아니지 않냐, 사랑하는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 하려는 건데 왜 아이가 꼭 있어야 하는 거냐는 내 물음에 부모님은 왜가 어딨냐며, 결혼을 했으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언성을 높이셨다.


나는 부모님의 그저 그게 당연한 거라는 말씀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왜 이게 당연한 거지?'


부모님께 결혼은 곧 출산이었고 아이가 없는 가정은 가족으로서 의미가 없는 듯했다. 사실 두 분께 "그럼 두 분은 저희 삼 형제 낳으려고 결혼하신 거예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지나친 질문인 듯해서 꾹 참았더랬다.


두 번째 스무 살을 겪게 되다 보니 주위에도 미혼인 친구보다 결혼한 친구들이 훨씬 더 많다. 결혼한 친구들은 나 말고는 다 아이가 있는데 그중에는 아이가 셋이나 되는, 요즘 보기 드문 애국자 친구 놈도 있다. 이 친구도 가끔 나에게 묻는다.


"그래서 애는 언제 낳을 거야?"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고 그 작고 소중한 생명이 자라서 스스로의 길을 걸을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아이를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희생해야 하는 인간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참 사랑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만 봐도 그렇다.

넉넉지 않은 신혼시절부터 우리 삼 형제를 낳아 키우시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나. 두 분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우리 삼 형제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특히나 칠순이 다 되신 나이에도 여전히 아들들 걱정을 하시는 엄마를 생각하면 왜 이렇게 짠한 마음부터 드는 건지..

결혼한 두 남녀는 두 사람을 꼭 닮은 아이를 낳는 순간,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보다는 아이를 위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결혼하면 꼭 아이를 낳아야 하는 걸까?

그런 거라면 묻고 싶다.


도대체 왜?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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