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코로나와 함께 한 1년

by J브라운




2020년 1월 20일.

이 날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날이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했던 30대 중국인을 시작으로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국내 확진자는 73,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1,300명 발생했다.


작년 1월 첫 환자 발생 때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금방 끝나리라 생각했던 이 바이러스의 공포는 너무나 안타깝게도 어느덧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COVID-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당시 이 질병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라 해서 '우한 폐렴'이라 불렀다. 하지만 WHO(세계보건기구)가 이 폐렴의 원인이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임을 밝히고 이어 2월 11일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공식 명칭을 'COVID-19'로 정했는데 다음날 우리 정부가 'COVID-19'의 한글 공식 명칭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명명하면서 지금과 같은 코로나19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이 바이러스는 무서운 속도로 아시아,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며 이에 WHO는 3월 11일 홍콩독감(1968년), 신종플루(2009년)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하게 된다.


그리고 1년 후.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9,500만 명과 사망자 200만 명을 발생시켰다.


국내에서도 몇 번의 대유행이 발생하며 확진자가 7만 명을 넘어섰다. 1차 대구 신천지교회발 대유행, 2차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및 광복절 도심 집회로 인한 대유행 그리고 11월 이후 3차 대유행이 발생하여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더구나 3차 대유행부터는 하루 확진자 수가 천명을 넘어서는, 정말 공포스러운 날들이 며칠간 이어졌고 이에 따라 고강도 2.5단계 거리두기 및 5인 이하 사적 모임 금지가 시행됐다. 이러다 유럽처럼 전면적인 봉쇄정책이 나오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됐었는데 다행히 요 며칠간 확진자 수는 300명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생각할수록 정말 무섭다 이 바이러스는.

과연 우린 언제쯤 예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렇게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난 이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무너뜨려 버렸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 게 일상이 됐다. 그나마 학교에 나갈 수 있었던 날들도 온종일 마스크를 써야 했고 혹시나 모를 감염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게 됐다. 복도에서도 일방통행을 하게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이전엔 상상도 못 했던 낯선 풍경이다.


기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근로자들의 재택근무가 많아졌고 재택근무자들의 협업을 위한 화상회의도 자리 잡기 시작했다. 재택근무는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업무효율도 높아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거지와 직장의 불분명한 경계로 오히려 불편함이 가중됐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한 매출 감소에 수많은 실직자가 생겨나면서 경제에 큰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특히나 여행 관련 업종(항공사, 여행사, 호텔/숙박업 등)의 피해가 너무나 컸는데 아직도 이 상황이 언제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음에 너무도 안타까울 뿐이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수많은 가게들이 반 강제로 문을 닫거나 운영시간을 줄여야 했고 홀 영업도 제한을 받는 등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너졌다. 정부의 지원금, 일부 착한 임대인 운동이 있긴 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있어도 지불해야 하는 고정비용(임대료, 전기세 등)은 안 그래도 버티기 힘든 수많은 자영업자의 목을 여전히 죄고 있다.


나도 자영업을 하다가 2019년 10월에 매장을 양도양수로 넘겼는데 조금만 늦었더라면 하루하루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리라.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섣불리 꺼내기가 어렵다.


그러는 와중에 백신 개발이라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백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아쉬운 점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정부의 뒤늦은 노력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물량이 확보됐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접종이 가능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보통의 백신 개발기간에 비해 단기간에 만들어진 백신이기 때문에 일부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코로나를 물리치는 최선의 방법은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민의 70% 수준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이 바이러스도 통제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11월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걸 목표로 접종을 진행하겠다고 한다. 11월, 아직도 10달이나 남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때까지 내가 안 걸리고 잘 버티고 있으려나.'


예전의 일상이 너무도 그립다.

카페에 가서 혼자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친구들을 만나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여행을 가서 예쁜 풍경에 취했던 예전의 일상. 온 가족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던 그 소중한 시간들. 그리고 무엇보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이전의 일상.


대구 신천지 대유행 때만 해도 길어야 늦가을쯤엔 상황이 마무리되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마스크 대란으로 공적 마스크 몇 장을 사기 위해 약국에서 길게 줄을 서 있을 때도 몇 달이면 끝날 거란 생각으로 조금만 버티자 했었는데 어느덧 1년이 지났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린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 어느 정도 이 상황을 일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언젠가부터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기대는 그저 막연한 기다림으로 변해 버렸다.


앞으로 1년을 또 상상해 본다.

2022년 1월 21일.


이 날에 우린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무엇보다 그날의 나는 마스크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기를. 퇴근길 식당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내가 좋아하는 코인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날이 되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작가의 이전글대설주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