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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희 Apr 08. 2021

저물녘


하루를 짊어지고 온

햇덩이의 자리가 붉다

핏빛 노을이 산등성이 너머로 사위어 갈 때면

양떼구름들이 떼 지어 집으로 돌아간다

막걸리 한 사발에 불콰해진 아버지

타작 마당가를 돌아오고

삐거덕거리는 엄마의 관절이 노을 산을 넘는다

눈동자 붉어지는 석양

처마 끝에 걸린 하루

다시 볼 수 없는 오늘이 보내는 작별인사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저무는 시간이 

행간으로 읽히는 그리움이

조용히 안단테 선율을 타고 흐른다.

개와늑대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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