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볼세라
수줍음 매달고 피는 꽃
멀찍이 떨어져 피어 있는 한 송이 두 송이
붉은 마음 가득 고이 접어두고
쉽사리 곁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행여 아는 이 만날까 두려워
돌고 돌아 집으로 가는 길
어렵게 찾아온 봄볕에
가나다라 배우며 웃으며
가슴에 품은 책 한 권 글자가 보이니
저절로 벌어지는 꽃잎들
고개 들어 하늘 보고
평생 숨겨온 비밀보자기 펼쳐
붉은 마음 내보이니
가슴속 응어리 풀어지네
밝아진 세상
깨어나는 꽃잎들
나는 오늘 한글 교실에서 나무 세 그루를 심었다. 아침부터 비가 와서 오늘 수업에는 오시던 분들도 많이 빠질 거라 생각했다. 나이 들면 비 오는 날 어딜 간다는 것이 더욱 귀찮아지기 마련이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귀찮은데 가방에 우산에 챙길 것도 많고 혹여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나도 고생이고 주변은 더 고생이기에 그냥 집에 있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비가 제법 많이 오는데도 우산 쓰기 불편한 윤자 씨도 오고, 거기다 새로운 학생이 세 분이나 더 왔다.
우리 반에 할미꽃이 많이 피어서 좋다.
그 꽃들이 만개하도록 내가 거름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