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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Jul 25. 2022

리스타트 51 - (3)

1부 인트로 & 여름학교+

1첫 번째 돌파구 부분에서는 내 인생의 전반부에서 내 기억에 가장 남는 일화들을 서술했고, 그중 하나를 1부의 제목으로 정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인생의 전반부에서 내가 경험했던 실패와 좌절의 횟수는, 내가 성공이라고 여길만한 내 인생의 예시들보다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의 그런 부끄러운 과거를 공유하는 이유는, 독자들 중 최소한 한 명이라도 결코 다시 회복하거나 경험하지 못할 나의 뼈아픈 실수와 실패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독자만의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이루는 데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어 주었으면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    


어떤 만남


1987년 여름, 나는 부모님과 함께 하버드 대학을 견학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교가 있는 지역을 지칭하는 하버드 스퀘어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하지만 우리는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서 차로 여기저기 빙빙 돌다가, 길거리를 지나는 행인에게 주차할 장소를 물어보기로 하고 하버드 대학 옆의 어느 장소에 차를 잠시 세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은 하버드의 스물다섯 개 출입문 중 하나인 존스톤 게이트 앞이었다. 


우리가 탄 차를 그곳에 잠시 정차시키고 비상등을 켜 놓은 상태에서 나는 차에서 내려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티셔츠를 입고, 양손에 책을 가득 든 채로 존스톤 게이트 앞을 막 지나던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어떤 남자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저희가 하버드를 처음 방문해서 그러는데, 혹시 저희가 어디에 주차하면 될지 알려주시겠어요?”


그는 내 질문을 듣더니, 양손에 들었던 책들을 인도 (人道) 바닥에 내려놓은 후, 이렇게 말했다.


“그렇군요. 어디 보자… 여기는 길거리 주차가 가능한 지역이에요. 그래서 빈자리만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 그리고 주차장을 찾으신다면 저쪽에 있는 곳을 사용하시면 돼요.” 


그는 손으로 그 근처에 있는 주차장의 위치를 가리켰다. 그리고 길바닥에 놓여 있던 책들을 다시 양손에 들고 그가 떠나려는 데, 나는 그가 양손에 들고 있던 여러 권의 책 중 한 권이 <해부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물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혹시 하버드 교수신가요? 지금 양손에 들고 계신 책들 중 한 권이 <해부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걸 봤거든요.”


“예, 맞아요. 저는 여기 하버드 의과대학원에서 교수로 있습니다.”


그는 하버드 의과대학원에서 교수로 일한 지 좀 되었다는 말과 함께, 시간이 없어서 더 이상 나와 대화를 계속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고등학교 12학년이라고 말했고, 그는 그의 이름과 사무실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뭔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원, 천만에요.”


그날 밤, 나는 집에 돌아와서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내 수첩에 적었다. 그리고 나는 며칠 후에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가 어떤 대학에 진학하면 좋을지에 대한 그분의 조언을 부탁드렸다. 나는 그때 내 고등학교 성적이나 SAT 점수를 말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하버드 칼리지(학부과정)에 진학할만한 성적이나 SAT 점수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의 나는 하버드 칼리지에 어떻게 하면 입학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분께 전혀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 후로도 몇 번 더 그 분과 통화했지만,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연락드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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