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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Jul 26. 2022

리스타트 51 - (4)

여름학교+


지금 그 당시의 나를 떠올리면, 나는 내가 만약 지금 가지고 있는 포티튜드를 그 당시에 가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답은 금방 나왔다. 내가 만약 지금의 상태로 그 교수님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면, 그 분과의 관계를 그렇게 흐지부지하게 끝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 나는 그 교수님에게 어떻게 해야 하버드에서 대학과정을 밟을 수 있는지를 집요할 정도로 물어봤을 것이고, 그 교수님은 하버드 칼리지 외에도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HES)에 학부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본인이 직접 나에게 알려주셨든지, 아니면 그런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누군가를 내게 소개해 주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만약 그 당시, 유매스 애머스트 학부과정에 진학하지 않고  HES의 학부과정에 진학했더라면, 나는 부모님의 작은 소규모 사업체를 계속 도와드리면서 HES의 학부과정에서 공부했었을 수도 있었다. 

   

물론 나는 이 시점에서, 내가 유매스 애머스트에서 학부 및 석사과정을 마친 것을 후회하거나 폄하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나는, 내가 만약  HES에서 학사과정을 마쳤더라면, 지금의 나는 지난 내 인생의 전반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인정한다. 36년 전 나는 고등학교 성적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하버드 칼리지 학생이 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고등학생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므로, 내가 만약 40대 후반에 가졌던 하버드 학생이 되고 싶다는 절박함과 절실함을 고등학교 12학년이 되던 1987년 여름 그 당시에 가지고 있었다면, 나는 아마도 20대 초반에 HES의 학부 과정을 이수하고 하버드 졸업장을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도 있었던 그 기회가 ‘기회’였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그게 ‘어떤 기회였다’라는 것을 36년이 지난 후에야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아쉽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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