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프롤로그
2020년 5월28일, 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거행된 제369회 하버드 졸업식을 집에서 인터넷으로 시청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후 거의 40여년을 미국에서 보낸 나였지만, 내가 HES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하버드 대학의 졸업생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게 졸업식을 마친 나는 앞으로 어떻게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중, 하버드 캠퍼스로 통하는 스물 다섯 개의 정문을 떠올렸다. 그 중 한 곳이 덱스터 게이트인데, 하버드 캠퍼스로 진입하는 쪽에는 “하버드에서 지식을 쌓아라” Enter to Grow in Wisdom. 라는 어휘가 새겨져 있고, 그 반대편에는 “세상에 나가서 나라와 인류를 더 잘 섬겨라” Depart to Serve Better Thy Country and Thy Kind. 라는 어휘가 새겨져 있다. https://news.harvard.edu/gazette/story/2005/12/enter-to- grow-in-wisdom/ 그래서 나는 “세상에 나가서 나라와 인류를 더 잘 섬겨라”고 쓰인 그 덱스터 게이트의 문구를 내 인생 후반부에 내가 이뤄야 할 삶의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내가 그 목표를 제대로 이루려면, 내가 이루어야 할 사명부터 바르게 설정하는 것이 순서였다. 그리고 그 설정 과정 중에 나는 내 인생의 전반부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렸다. 생각해보면 그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특별한 관심을 갖기엔 누구나 자기 삶 속에서 겪을 법한 평이한 수준의 실패와 좌절이라고 판단되서, ‘이런 평범한 스토리들을 과연 책으로 엮어낼 만한 이유가 있을까?’하는 고민을 해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남들이 은퇴를 고려할만한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다시 시작하게 된 나로서는, 그런 평범한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인생의 후반부를 다시 재설계할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삶이 주는 고달픔에 힘들어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 전반부에서 경험했던 여러 가지 실패와 좌절의 예시들을 회상록이라는 형식을 통해 독자들과 공유함으로 해서, 독자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데 자그마한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이 책을 처음 구상할 때부터 영어로 쓸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 제목을Restart 51로 정하고, 집필을 마친 후인 2022년에 이 책을 미국에서 먼저 출간했다. 하지만 나는 그 후에 이 책 내용이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내용을 내가 직접 한국어로 번역하는 걸 내 다음 도전 목표로 삼고 한글 번역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이 브런치 버전은 이 원고가 한국에 소재한 출판사를 통해 정식으로 출간되기 전에, 한국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버전이다.
내가 이 브런치 플랫폼에 올리는 내 삶의 이야기로 인해 누군가 삶 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노력해야 할 동기부여를 얻게 된다면, 이 글을 쓴 저자인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https://brunch.co.kr/@dk182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