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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Jul 24. 2022

리스타트 51 - (2)

프롤로그


나는 2020년 5월28일 목요일에 거행된 제369회 온라인 하버드 졸업식을 시청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후 내 인생의 절반을 미국에서 거주하며 보낸 나였지만, 내가 하버드 졸업식에 졸업생 중 한 사람으로 참석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졸업식 후에 어떻게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할지 숙고하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하버드 캠퍼스로 통하는 스물다섯 개의 정문을 떠올렸다. 그 중 한 곳이 덱스터 게이트인데, 하버드 캠퍼스로 진입하는 쪽에는 “하버드에서 지식을 쌓아라” Enter to Grow   in Wisdom 라는 어휘가 새겨져 있고, 그 반대편에는 “세상에 나가서 나라와 인류를 더 잘 섬겨라” Depart to Serve Better Thy Country and Thy Kind  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1]


 그러므로 나는 “세상에 나가서 나라와 인류를 더 잘 섬겨라”고 쓰인 그 덱스터 게이트의 문구를 내 인생 후반부의 목표로 삼은 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장기적인 인생 목표를 이루려면, 우선 현재에 내가 이루어야 할 사명을 그 기반으로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나는 내 인생의 전반부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렸다. 그중 일부는 KFC의 창시자인 샌더스 대령이 예순여섯의 나이로 그의 프라이드치킨 사업을 끊임없이 확장하려는 도전정신을 떠올리게 했고, 또 다른 일부는 영국의 탐험가였던 섀클턴 경과 스물일곱 명의 탐험대원들이 남극에서 겪었던 생존기를 연상하게 했다. 


물론 내 인생 전반부 이야기 전체가 그들의 이야기처럼 드라마틱하거나 괄목할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내 인생의 전반부에서 마주했던 여러 번의 실패와 좌절이 내 앞길을 가로막을 때마다, ‘불굴의 의지’라는 뜻을 가진 나만의 포티튜드가 내게 활력을 불어넣고 도움을 줘서, 결국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 전반부 이야기를 이 책의 기초로 삼아서, 51세에 하버드를 졸업한 시점을 내가 내 인생을 리스타트한 시점이라고 여기고, ‘리스타트 51’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을  집필하는 것을 내 현재의 사명으로 삼았다.


나는 국제적 기업의 CEO로서 내 성공담을 다룰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나는 방대한 학술지식과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가지고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또 교육하는 책을 집필할 만한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이 <리스타트 51>이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나는 내 인생 전반부에서 대부분 경험했던 여러 가지 실패와 좌절의 예시들을 독자들과 공유함으로 해서, 독자들이 독자들만의 포티튜드를 정의하고 보강한 후 독자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데 도움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이 책이 어떤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독자들로 하여금 더 뛰어난 학생이 되거나,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정보를 제시한 지침서라기보다,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보통사람의 회상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일화들이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내 클래스메이트들이나 교수님들, 그리고 비즈니스 이해관계자들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이름은 가명을 사용했고, 몇몇 상황은 그 세부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내 입장에서 보면, 내가 내 인생의 전반부에서 겪었던 일들을 이 책에 가감 없이 세세히 서술하는 것은 중요했지만, 그들은 내가 훗날 이런 책을 집필하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또한 이 책을 집필하기 전, 하버드 산하에 있는 하버드 칼리지 및 여러 대학원, 그리고 이 학교들과 관련된 그 어떤 단체나 기관으로부터도 금전적인 혜택을 받지 않았고, 또 앞으로도 그런 혜택을 받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표명하고 싶다. 


또한 나는 이 책의 각 장(章)이나 특정 주제의 서술 내용을 마칠 때마다 <팁>과 <생각해볼 질문들>이라는 부분들을 추가했다. 우선 <팁>부분에는 독자들이 각 장(章)이나 어떤 특정 주제를 서술한 내용을 읽고 난 후, 그 내용을 어떻게 독자 개개인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 개인적인 추천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생각해볼 질문들>부분에는 독자들로 하여금 각 장(章)이나 특정 주제를 서술한 내용을 읽고 난 후, 한 번쯤 독자 자신에게 질문해보고 싶은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그러므로, 만약 독자가 현재 대학 학부생이나 대학원생, 또는 언젠가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이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나는 또한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독자들만의 포티튜드를 형성한 후,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논제에 대해, 꼭 필요한 ‘완벽’하거나 ‘옳은’ 결정을 항상 내릴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기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꼭 필요한 통찰을 제공했으면 한다. 물론, 독자들은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을 불신하거나, 또는 타인으로부터 받게 되는 의심, 반론, 불확실성 등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순간들이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독자들만의 포티튜드를 사용해서 앞으로 전진해야 할 때라고 믿는다. 

 

[1] Gewertz, Ken. “Enter to grow in wisdom.” The Harvard Gazette, 15 December 2005. 

https://news.harvard.edu/gazette/story/2005/12/enter-to-grow-in-wisdom/

 accessed August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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