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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의 음악 Oct 24. 2024

내가 잘 모르는 세계

언제가 우리 모두가 갈 세계

장면 하나      


더위가 엄청나게 위세를 떨쳤던 지난여름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침 일찍 읍내에 나가는데 버스 정류장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 있었습니다. 

읍내로 가는 외길이니 그 할머니의 목적지는 읍내가 틀림없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모셔 드리겠다고 했더니 고맙다며 차에 타셨습니다.      


"이른 아침에 어딜 가세요?"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병원."

"병원요? 이 시간에 병원이 문을 열어요?"

"늦었어. 6시부터 오는 할마이들도 많어...."     


6시부터 복작거리는 병원?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젊어 그런지,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는가 보았습니다.     


장면 둘       


읍내에 나가면 지인의 가게에 들러 커피도 얻어 마시고, 한동안 노닥거리다가 올 때가 있습니다. 

가게 앞이 버스 정류장이라 늘 사람들이 붐볐는데, 버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70퍼센트 이상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입니다. 

운전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옛날 사람들인 셈입니다.      


역시 올여름에 있었던 일입니다. 

가게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데, 한 할머니가 정류장 의자에 줄기차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 사이 여러 대의 버스가 지나갔는데도 말입니다. 

궁금한 생각에 밖으로 나가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 어디가셔요?”

“저기... 어쩌구 저쩌구...”

“몇 시 버스 기다리는데요?”

“1시 반 버스야.”

“잉?”     



그때가 12시가 조금 넘었을 때입니다.      


“1시 반 버스를 지금부터 기다리세요?”

“뭐 집에 가 봤자 별 할 일도 없고, 심심허구...”    

 

아직은 젊어 그런지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나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도 들어갈 그 세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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