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헤어진 지 3개월, 소개팅 생각이 없다.

아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심지어 연예인도

by 혜림




다시 한 달 전으로 돌아간 느낌

난 아직 겨울이야








대체 얼마나 더 단단해지려고.
출근해서 모니터 속 그대 이름을 보고,
민원 전화로 설명할 때도 그대 이름을 말하고


키오스크 주문, 영수증 출력하면

그대 이름을 보게 돼.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이름이

언제쯤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시간이 흐르면

엄청 단단해질 수 있는 걸까








봄바람은 솔솔 불어오는데
카페에서 동생들이

소개팅 이야기를 꺼냈는데

울컥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어





헤어진 지 꽤 되지 않았냐는 물음에
아직 회복이 필요하다고 대답했지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난 아직 도저히 준비가 안 되었다고 말했어.



한 번 흐른 눈물은 금방 멈추지 않았고
동생이 이번에는 다른 것 같다고
예전에 만난 사람과의 이별에서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하는데 또 울컥했어.



이별 후유증 감정이, 상처가 더 커 보였나 봐

결혼까지 생각했으니까,

준비하다가 다투었으니까..
많이, 깊게 좋아했구나
깨닫고 있는 요즘이야.






얼마 전에
몇 년 동안 보이지 않았던,

마주치지 않은


그대 만나기 전에 만난 사람을
업무 중간에 들어간 편의점에서

우연히 딱 마주쳤어.



순간 난 "안녕" 하고 인사할 뻔했어.
둘은 서로 알아봤지만 끝내 아는 척하지 않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가,


오빠 네가 보고 싶어 지더라.



내 눈앞에 절대 잘 사는 모습으로
나타나지 말기를 바랐는데
그 날은 유난히 더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간절하게 기도했어.




바보 같지
내가 결혼하지 말자고 해놓고..



자꾸 혼자만의 시간 얘기하고
결혼식 사진 컨셉 준비하면서 싸우다가
집 앞에서 버려진 기분이라서
네가 정말 미웠는데








씩씩하게 잘 지내고 싶은데..

요즘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내가 프로포즈했던 것처럼.
오빠 넌 어떨지 모르겠지만.

설레는 사랑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내 방식대로,

속도대로 나아지면 되는 거겠지.
회복할 수 있겠지.










너도 가끔은

아니
매일 밤 내가 꿈에 나타났으면 좋겠어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같이 찍은 사진 장면이 떠올랐으면 좋겠어

미움보다 보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들 속에서도 나를 떠올렸으면 좋겠고,
혼자 있을 때 마음 한 구석이 아리고, 먹먹하고
구멍 뚫린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으면 좋겠어


문자 알림이 올 때마다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





그 때 두고 가버려서
냉정하게 연락하지 않고 출근해서,

상처줘서 미안했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아니
그냥 '보고싶다' 네 글자

그 말만이라도 보내주라



내가 오빠 너한테 보냈었던

그 때 문자처럼 용기 한 번 내줘
이렇게 오래 떨어져 본 적 없어서
이제야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야.



참지 말고.. 응?







인연이라면 연락할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성장해 나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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