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족해서 화를 내는 사람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제가 도대체 부족한 점이 뭐죠?"라 되물으니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기만 했다.
나는 창백해진 얼굴을 한 채 다시 물었다.
"말을 해주셔야 알아요. 어떻게 모르는 사람에게 다 알길 바라세요?"
나의 입술은 분명 떨렸는데, 그에게는 그 떨림이 흥분으로 보였나 보다.
"정말 답이 없네."
나 역시 할 말을 잃었다. 스스로 찾지 못한 어리숙한 자아를 어디서 찾아와야 하나.
내가 직접 연기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직접 스스로 깨달아야만,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라 믿는 저 불도그 같은 상사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 순간의 유일한 깨달음이었다.
결국 나는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당연한 결과였지만, 그가 기분이 나쁜 것은 고려할 수 없었다.
퇴근 후 카페에 들려 감귤차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 보려 했다.
계속 입 밖으로 꺼냈다.
억울함을 동반한 언어들이 가득 쏟아져 나왔고
그나마 스스로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딱 이 문장 하나였다.
"나는 부끄러움이 없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