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내가 인형에 빠져나올 수 없는 이유는 모두 곰돌이 푸 때문이다.
달콤한 꿀통을 한 손에 든 채 뒤뚱거리며 친구를 찾아다니는 곰돌이라니.
심지어 항상 탱탱함을 유지하고 있는 귀여운 뱃살을 가진 친구여서 더 끌린다.
아니 사실은 세월이 흘러도 푸우만 보면, 친구란 본질적인 물음이 떠올라서다.
심각한 친구 문제를 겪지 않을 거라던 나의 자만은,
푸가 들고 다니는 꿀통만큼 매번 과하게 넘쳐버리곤 했다.
마치 내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만 믿어버려서, 큰 코를 다칠 것만 같은,
진정한 친구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것만 같은,
그래서 여전히 노란 곰인형에 집착하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씁쓸하고도,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나는 아닐까. 하는-
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소중한 친구들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고작
"푸! 나도 친구 있어!"란 아무런 힘이 느껴지지 않는 외로움이라니.
푸를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