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와 복수

단상#2 복수

by 우란

단상#2 복수와 복수


나는 많은 사람들을 경계한다.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란 글자를 주의 깊게 살핀다.

이유는 간단하다. 복수와 복수와 만남은 절대 성사되서는 안 된다.

불편하니까. 왜 '많은'으로 복수를 표현하면서 또 사람'들'로 한 번 더 강조하는가?

도대체 왜? 사실 그건 비문 아닌가?


경멸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신경 쓰이는 글자도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왜 하필 '많은 사람들'인지.

예능이나 다큐, 심지어 뉴스에서도 자주 출몰한다.

그 속에서 망할 '들'을 발견할 때마다 글자를 떼어다가 영영 쓰지 못하게 태워버리고 싶다.


table-1558811_1920.jpg 쓸 때 잘 생각해보자, 분명 아니다


아니, 복수에 복수를 더하는 문장이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행위와 뭐가 다른가.

이건 사람을 지치게 한다.

마치 상대가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 계속해서 같은 질문만 하는 것과 같다.

그건 강요다. 좀 오버하면 정신 폭력이다.


물론 '많은 사람'도 '많은 사람들'도 모두 너무나 익숙한 한글이다.

그래도, 간단하게 아니 그것도 이해가 안 된다면 심플하게라도(영어라도) 필요 없는 말은 빼버려도 괜찮지 않을까? 잘 생각해보면, '들'은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글자다.

차라리 억양을 세게 하는 게 더 전달력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상한 것에 정확한 맞춤법도 모르면서 나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만, 그게 중요한가.

복수에 복수가 더해졌는데


어감도 싫지 않은가 내가 무슨 잘못을 크게 한 것도 아니고.


괜히 내가 심술부리는 것 같아도, 다 '사람들'을 위해서다.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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