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을 떠나 새로운 우리를 배우는 중
낭만적이고 행복했던 2주간의 신혼여행을 뒤로하고
다시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잊지 않으려고 쓰는 지난 일주일 동안의 감정과 기억나는 점들.
신혼생활과 새로운 신혼집에서의 적응기 1주차
29년 내내 부모님과 친오빠가 엉겨붙어서 살았던 나에게
새로운 집에서의 적응은 정말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신혼여행 당시에는 새로운 나라들, 그 지역들을 구경하기 바빴고
밤에는 부모님이 보고 싶고 그립기는 했지만 실감이 안 났던 것 같은데
신혼집에서 일상을 마주하니 엄마아빠 친오빠가 정말 너무너무 보고 싶었고 그립고
이 집이 내 집이 아닌 것 같고 그냥 본가에서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4~5일 동안은 잠을 거의 자지 못했고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웠던 것 같다.
한 번도 떨어져서 살아본 적이 없는 나에게 이 떨어짐은 너무 큰 상실감으로 다가왔다.
이 상실감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서 인사를 돌 때 피크를 찍었는데,
시댁에 먼저 인사를 드렸을 때
시부모님이 숭이를 바라보는 따스한 눈,
직접 만들어주신 음식에서 그리고 표정에 사랑이 느껴졌다.
그런 똑같은 사랑을 받았던 나니까
갑자기 우리 부모님이 더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원래는 그 다음날 우리 집 인사를 가야 하는데
인사를 드린 후 바로 우리 집으로 엄마아빠를 보러 갔다.
아빠가 팔을 벌려서 안아주는데 갑자기 눈물이 엄청나게 나서 주체가 되지 않았다.
아빠가 이제는 내가 없는 내 방을 새벽에도 기웃기웃대고
아침에도 꼭 확인하고 갔다는 엄마의 말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런 눈물 나는 나날들을 지나서
평일에는 정말 정신없고 대책 없는 회사 일들, 야근도 많이 하면서
집에 오면 뻗었고 그제서야 조금씩 잠에 들 수가 있었다.
그리고 숭이(남편의 애칭..)에 대해서도 더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집에서는 조용한 스타일이고, 밖에서 더 활발해진다는 것.
나는 숭이에게 너무 텐션이 낮아진 것 같다고
입을 삐죽 내밀며 불만을 말했고 숭이는 본인도 몰랐는데
밖에서 에너지를 쓰고 오면 안에서는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 스타일이며
집안의 분위기도 그랬다고 했다.
나에 대한 마음은 전혀 변한 점이 없고
본인이 조금 더 텐션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전과 달라진 숭이의 모습에 더 크게 반응을 했던 것은
아마 새로운 적응 과정을 거치며
이미 알고 있던 편안한 환경들이나 모습을 찾고 싶었던 내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도 사실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향인으로서, 집에서는 조용히 쉬는 게 필요했던 나.
그런 내 모습은 받아들이면서,
숭이에게만 내가 원하는 모습만을 강요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숭이도 사람이고 에너지가 소모되는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냥 나와 같이 인생을 살아가는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
그리고 내가 숭이에게 받았던 많은 위로들과 순간들,
자체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해야겠다.
다행히, 숭이와의 대화는 여전히 너무 좋다.
그리고 우리의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나는 예전엔 자신감도 없고, 모든 도전이 두려웠지만
지금은 더 도전적으로 변하고 있다.
반대로 숭이는 예전엔 자신감이 넘치고
어떤 도전도 큰 무리가 없었는데,
요즘은 현실적인 상황들을 고려해서 그런건지 조심스러워졌다고.
그래서 우리가 서로의 과거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면서
지금 대화가 참 좋다고 느꼈다.
서로 과거를 마주하면서 균형을 잡아가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일주일간의 나날들을 요약하자면..!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는 말이 실감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 적응해가고 있고,
숭이와의 삶이 앞으로 더 궁금하고,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