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지 않아서 기록하는 대화기록
숭이와 여느 때처럼 먹으며 한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배가 침몰한 뒤 그 가족들과 생존자들의 인터뷰들이였다.
마음이 참 아프기도 하고 왜 비극은 예고없이 찾아오는건지 슬프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가 먼저 떠나게 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을 때
숭이는 무섭고 그런 생각조차 하기 싫다며 귀엽게 눈물을 흘렸다.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 우리가 함께 나눴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들을 추억하며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 기억들이 마음속에 살아있는 한, 서로가 마음에 계속 살아있는 거라구.
나는 숭이도 나도 언제든지 예기치 못하게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그럴거고 그 시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남은 사람이 상대방을 놓지 못해 고통 속에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을 축복으로 여기고, 가끔 꺼내보며 인생의 힘으로 삼았으면 한다.
그리고 산 사람은 앞으로 계속 나아가면 좋겠다.
‘살면 살아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나온 그 말을 되새기면서
서로의 몫까지 잘 살기로 약속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내가 잊히지 않고 계속 그리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를 더 사랑하게 되니까
내 이기심으로 상대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혼하고 나서 숭이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이런 대화에 진심으로 눈물이 나는 걸 보면.
사랑하면 상대를 닮아간다는데 내가 닮을 수 있는 사람이 숭이라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를 많이 닮아가면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느끼고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숭이도 나를 닮아갔으면 좋겠기도 한다.
존경하는 나의 남편 숭이, 따뜻하면서도 단호하고, 가끔은 겁이 많지만 그만큼 용감한 면도 있는 숭이
나의 불완전함까지도 사랑해 주는 그 모습을 닮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