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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당 5화, ISTJ 남편이 스페인에서 살아보잔다ll

말은 씨가 되어 무럭무럭 자란다

최종적으로 떠나기 전까지의 과정을 떠올려보면 명확하게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저, 떠날 수 있는 방법 탐새을 멈추지 않았고, 끊임없이 방향을 틀고자 했다. 


다소 무모한 결정이었지만 마냥 충동적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은 불씨를 당겼을 때 불이 화르륵 붙은 게 아마도 각자 사회생활하며 눌러왔던 것들이 어느 정도 쌓일만큼 버텼다는 의미일거라 보기 때문이다.


그렇게 친구, 동료들과 나란히 달리던 도로에서 우리는 핸들을 틀었다. 지금 시점에서 말을 조금 더 보태보자면, 새로운 길에는 새로운 친구와 동료들이 걷고 있었다. 그들은 직진 최단 코스만 찾기보다 구불구불하지만 자신의 길이 맞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며 걷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도착점은 아직 멀었고 어쩌면 살아가는 내내 도착점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 걸 수도 있지만 꼬박꼬박 월급을 받던 시기보다 덜 불안한 이유는 구불구불한 길을 걷는 내내 쌓아온 나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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