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빛에 바스러지고 싶을 때, 빗방울에 녹아 없어지고 싶을 때, 한없이 작아져 가는 나를 발견할 때. 그럴 때마다 침대에 가만히 엎드려 몸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 상상을 하곤 한다.
처음에는 몸이 침대만큼 커졌다가, 다음은 안방만큼 커지고, 이내 집채만 해지는 상상을.
그러다 보면 작게만 느껴지던 내 안의 모든 것들이 어느덧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득 채워 주곤 한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오늘은 나만의 몸 부풀리기 방법마저 통하지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 스치듯 들었던 책 제목이 떠올랐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력을 이겨낼 만큼 꽤나 인상적인 제목이었다.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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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가도 뜬금없이 위태로운 날이 있다. 잘 붙잡고 있는 것 같다가도 마음이 벼랑 끝으로 추락하는 날이 있다. 잘 이어가고 있다가도 무언가 끊어질 것 같은 날이 있고, 잘 사랑하고 있다가도 혼자가 된 기분에 긴 새벽 외로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우린 이처럼 아무 일이 없더라도 문득, 부정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상처를 만든 것도 당신이지만, 상처를 견딘 것도 당신이다. 또 그것으로부터 아주 깊게 배운 것도 당신이다. 은연중에 버텨낼 자신이란 걸 믿어 준 용기도 당신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한다, 지금껏 잘해 왔고, 현재의 나도 온 힘을 다해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연히 잘 될 것이라고... 그러니 용기를 가지라고, 힘을 내라고...
어쩌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했던 건 이 한 줄의 격려와 다정한 위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도 마음속으로 크게 외쳐 본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