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무너져 내린 날

by 조아름

이제 슬퍼할 틈이 없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켜야 할 아기와 가족이 있으니 더 이상 슬픔에 빠져 시간을 허비할 순 없었다.



그리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눈을 뜨고 건강한 일상을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점점 자기주장이 생기고 꼬물꼬물 힘이 세지는 8개월 아들.

그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게 감사했다.

알록달록 낙엽이 물든 늦가을, 아기와 함께 산책하는 그 순간이 참 행복했다.



그러다 문득, 파도처럼 서러움이 밀려왔다.

이 소소한 일상조차 곧 잠시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덜컥 두려움으로 다가와 나를 무너뜨릴 것만 같았다.

예쁜 내 아기 윤우가 품에 안겨 방긋 눈을 맞추어 줄 때면, 애써 참아왔던 눈물이 기어코 터져 나왔다.



그날 밤, 엄마 품에 안겨 자는 것을 좋아하는 윤우를 동생이 대신 재워보겠다며 방으로 안고 들어갔다. 입원과 수술을 미리 대비하는 연습이었다.



곧이어 '앙-' 하고 터지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도 서럽게 우는 아기의 울음소리.



나는 직감했다. 엄마를 찾는 소리라는 것을.

나는 그 울음소리를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방으로 달려갔다. 동생의 품에 안겨 발버둥 치는 윤우를 받아 안고는, 결국 펑펑 울어버렸다.



"윤우야,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쏟아지는 눈물과 함께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되뇌었다. 내 품에 안긴 윤우는 이내 울음을 그쳤지만, 나의 눈물은 멈출 줄을 몰랐다.



애써 다잡았다고 여겼던 마음은 그날 밤 조용히 무너져 내렸다.

아기의 자라는 모습을 하루하루 눈에 담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주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견뎌보려 했던 다짐은,

아이를 품에 안은 순간 쓰리도록 흩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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