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낭비하지 마세요.

by 조아름

수술 전날, 입원을 했다.

병동 배정을 받고 올라가 보니 가장 높은 층, 창가가 보이는 자리로 준비되어 있었다.



‘우와, 하나님. 나를 위해 펜트하우스 병실을 준비해 두셨구나.’

감사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내 맞은편에는 먼저 입원해 있던 분이 계셨는데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아주셨다.

환자가 맞을까 싶을 만큼, 그 미소는 참 예뻤다.



미소로 인사를 나눈 우리는 금세 언니, 동생 하며 가까워졌다.

언니는 내 자리 옆에 놓인 성경책을 보더니 말했다.
“감사가 넘치다 했더니 성경책이 있네요. 크리스천이셨구나.”
그리고는 본인 자리에도 놓여 있던 성경책을 보여주었다.



그래서였을까.
막 만난 환자라는 사실보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언니처럼 느껴졌다.



이미 하루 전에 수술을 마친 언니는 수술을 앞둔 마음의 긴장과 불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언니는 얇은 책 한 권을 조심스럽게 내게 건네주었다.


“수술 전에 걱정 많이 될 텐데,
이 책 한 번 읽고 수술실에 들어가 보세요.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어요.
존 파이퍼 목사님이 암 수술을 하루 앞두고 쓰신 책인데,
저에게도 큰 힘이 됐어요.”


감사와 감동이 가득한 마음으로 받은 책의 제목은〈암을 낭비하지 마세요〉였다.


- 결국 암이 주는 고난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첫째는 인간의 죄가 암의 통증처럼 극심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영원한 영광과 자유가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고난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암을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없겠지요.



-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가벼운 환난은

장차 우리가 받게 될 영원하고 한량없이 큰 영광을 가져다 줍니다.

— 고린도후서 4장 17절



- 주님은 고난을 통해서도

선한 계획을 이루신다는 사실입니다.



책을 덮고 나니 지금 안고 있던 고난의 무게가 조금은,

아니 생각보다 많이 가벼워졌다.



다음 날, 수술 날이 찾아왔다.

두려울 줄 알았던 수술실로 향하는 길은 의외로 평안했다.



낯선 수술실 침대에 누웠다.

차가울 거라 생각했던 침대는 미리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



“침대가 따뜻하네요?”
의아해하며 묻자 간호사님이 웃으며 말했다.

“네, 미리 데워놨어요.”

그 한마디에 마음까지 풀어졌다.


그리고 나는,

따뜻한 침대 위에서 짧고 깊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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