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리고 나는 갑자기 아프고 안쓰러운 사람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참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몇 달 전, 먼저 유방암을 겪은 분이 교회에서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해왔다.
누구보다 그 첫 마음을 잘 알기에, 조심스럽고 걱정 어린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중보기도 올라온 소식 듣고 놀랐어요.”
그리고는 본인이 써보고 좋았다며 만능 찜기를 하나 보내주셨다.
극구 사양했지만 앞으로 야채와 달걀 같은 좋은 것들을 많이 먹을 기회로 여기라며 기어이 나에게 보내왔다.
회사에서도 대표님으로부터 소식을 들은 동료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같은 팀에서 뒤늦게 연락을 준 두 명의 직원은 장문의 글과 함께 온라인 상품권을 보내왔다.
어떤 말을 건네야 내가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 며칠을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작년에 아빠 아프셨을 때 대리님의 기도가 큰 힘이 됐어요.
그때처럼 아름 대리님도 아프지 않도록 빨리 회복해서 복귀하실 수 있도록 생각날 때마다 기도해볼게요.”
대표님은 남편의 육아휴직 전 마지막 출근 날 조용히 부르시더니 봉투 하나를 건네셨다고 한다.
그 안에는 현금 백만 원과 편지 두 장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사업이 가장 힘들던 시기에 붙들었다는 성경 말씀과 위로의 문장들.
평소 표현이 서툰 분이기에 그 편지에서는 더욱 애쓴 마음이 느껴져 내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졌다.
중학교 때 만나 지금까지 이어져 온 친구가 있다.
서로의 희로애락을 함께 지나왔고, 임신 시기마저 비슷해 육아 이야기를 나누며 더 가까워진 친구다. 시집을 가며 중국으로 떠나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만은 늘 곁에 있었다.
내 암 소식을 듣고 그 친구는 누구보다 많이 울었다. 마침 잠시 한국에 들어와 있던 중에 만나 커피 한 잔을 하고 헤어지는데 조용히 편지 봉투 하나를 건네왔다. 집에 와서 열어보니 현금과 함께 짧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
"왜 착한 내 친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순간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가까운 유방암 선배 언니가 있다.
3년 전 진단을 받고 살고자 간절했던 언니는 직접 공부해 얻은 지식으로 식이요법과 필요한 물품들을 자주 챙겨주었다. 어느 날은 집 앞까지 찾아와 종이가방 가득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직접 재배한 검은콩, 특별한 립밤과 핸드크림, 아마씨유 등 여러가지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 마음을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교회에는 가정끼리 자주 모이던 모임이 있었다.
말씀 읽기를 중심으로 모였지만 함께 먹은 밥도 참 많았고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나누던 사람들이었다.
내 소식을 들은 언니, 동생들이 어느 밤 갑자기 한자리에 모여 위로를 해주었고 수술 전 마지막 만찬이라며 오리고기를 두 번이나 먹었다.
매번 마지막이라 말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나는 그 시간들 덕분에 자주 웃음치료를 받았다.
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부터 혼자 집에서 작정기도를 시작했다는 친구도 있다.
진단 이후 추가 검사를 받으며 불안이 스며들 때마다 그 친구가 보내온 장문의 기도문은 큰 힘이 되었다.
말씀도 은혜로웠지만 누군가 나를 위해 시간을 들여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위로였다.
기도 이야기에서 교회 식구들을 빼놓을 수 없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공동체 곳곳에서 기도 제목으로 올려 매일같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싶다.
돌이켜보면 그 기도 하나하나가 힘이 되어 수술실에 들어가던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단단히 지켜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많은 이들의 기도와 응원, 그리고 사랑에 기대어 이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