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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rightsea Sep 13. 2023

#1-1. 다섯번째 별

방파제

유독 밤하늘 별이 빛나보이는 가 싶더니 어느새 하늘의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어둑한 하늘을 바라보며 길게 드리운 낚시대를 잡고 있자니 후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니 길게 담배를 피워 물고는 제법 쌀쌀한 가을밤 기운에 옷을 동여매고 두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김부장은 그렇게 다리를 덜덜 떨어가며 앉아 있었다. 


" 김부장님 오늘은 댁에 일찍 들어가셔야 겠어요. 비가 들이쳐서... 곧 쏟아지겠는데요?"

" 아냐. 이 과장. 이놈만 잡고. 어?"


순간 미끼가 출렁 출렁대며 빗때문인지 모를  낚시대가 흔들렸고 그런 낚시대를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다 나는 먼저 냉큼 집어 들어 줄을 감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내 입에 물었던 담배를 얼른 끈 김부장은 내게서 낚시대를 낚아채서는 열심히 줄을 감았고 낚시대 끝에는 길다란 미역줄기가 걸려 올라왔다. 

" 봐요. 오늘은 비도 오고 날이 아니래도요. 그만 들어가세요. "

" 아 모처럼 얻은 시간인데 이대로 들어가기는 너무 아까운데... 우리 자네 아지트에서 한잔?"


" 아 저는 괜찮습니다. 오늘은 감기 걸리기 전에 이만 들어가시죠. 사모님도 기다릴텐데."

그러자 아쉬운 듯 짐을 챙겨 느그적 거리며 김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하아... 이거 집에가서 손질하는게 더 귀찮은데... 그냥 먹어버리는게 더 속 시원한데 말야. 응?"

" 에이... 그러지 마시고 훗일을 기약하시죠. 이러다 진짜 다음에는 오고 싶어도 눈치 보여 못오십니다."


내 떠미는 등살에 결국 자리를 털고 김부장은 차로 향했고 그런 김부장을 배웅하고 돌아오다 보니 제법 빗줄기가 굵어져 있었다. 나는 서둘러 방파제 위에 펼쳐논 내 짐을 그제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때.

저 멀리 어둠이 내려 채 보이지 않는 수평선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에 푸른 불빛이 반짝이더니 바다로 떨어졌다. 빗속에 혹여 내가 잘못 본 것인가. 두 눈을 부비며 다시보자 바다로 떨어졌던 불빛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나는 


' 빗속에 하늘에서 뭔가 떨어질리 만무하지. 잘못봤나...'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해 방파제 옆 부둣가 주차장에 세워두었던 캠핑카로 향했다. 


입구에 그대로 낚시대 가방을 던져 둔채 커피 머쉰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뽑아 양손으로 받쳐 들고는 멍하니 창문 밖을 다시 바라보며 있는데 순간 방파제 근처로 녹색 불빛 2개가 반짝 반짝 멀리서 다가오고 있었다. 


' 뭐지? 이 빗속에 해무질은 아닐테고... 좀 수상한데?'

나도 모르게 드는 호기심에 캠핑카 전원은 내려둔 채 창문에 붙어 유심히 불빛을 관찰하며 왠지 모를 불길함이 들어 전화를 걸었다. 


" 거기 해경이죠? 네. 여기 울진 00바닷가 방파제인데요. 수상한 불빛 2개가 방파제쪽으로 다가와서요. 혹시 간첩이나 그런 건 아니겠죠? "

" 아 거기 지금 저희 직원이 순찰중에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저희가 무전으로 알려 확인할테니 치안에 너무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 전화번호가... "

" 아 지금 핸드폰이니 그 번호로 저장해 두시면 됩니다. "

" 네. 제보 전화 감사합니다. 일단 경과는 차후에 알려드려야 할까요?"

" 아. 아뇨.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다만 걱정이 되어 전화드린 거니까요. "


통화를 하며 나는 유심히 방파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제법 100m정도 먼 거리에 있기는 해도 여기서도 충분히 보일 정도로 시력이 나쁜 편도 아니고... 해경이 알아서 한다고 하니 관심을 끄는게 맞는데.... 그 순간 방파제 위로 경광등을 끈 해경순찰차가 보였고 차가 보이자 방파제 가에 거의 도착하였던 녹색 불빛은 이내 사라져 버렸다. 


' 진짜 간첩인가...?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바다로 북에서 첩보원을 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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