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for Food대표, 비올리스트 킴 카쉬카쉬안
비올리스트 킴 카쉬카쉬안(Kim KashKashian)은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아르메니안 혈통을 이어받은 그녀는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하였지만 곧 비올라로 전향하여 필라델피아의 명 교수 카렌 터틀의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이 이어지게 되자 그녀의 뛰어난 연주력은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요요 마, 기돈 크레머, 빈필하모닉 등과 함께 도이치 그라모폰과 같은 세계적인 음반사를 통해 지금까지 30여 장의 앨범을 냈다. 최근에는 작곡가 쿠르탁과 리게티의 작품을 연주한 음반으로 2013년 그래미상 클래식음악 독주 부분을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카쉬카시안은 필라델피아 아카데미, 인디애나 대학교, 그리고 독일로 건너가 프라이부르크 음악원과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가르쳤고, 지금은 미국으로 돌아와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의 ‘잉(Ying)사중주단’의 제 1바이올린 주자이자 이스트만 음대의 교수인 로빈 스캇은 그의 재학시절을 회상하며 카쉬카시안이야말로 자신에게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음악가라고 말했다. 스캇 교수처럼 제발로 비올리스트에게 찾아가 사사를 받은 연주자들의 이름을 적지 않은 것을 보면 그녀의 음악적 위치가 어떤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성공적인 독주자로, 레코딩 아트스트로, 그리고 헌신적인 교육자로 모든 것을 이룬 듯한 그녀는 운명과도 같은 일을 만난다. 그녀가 가르쳤던 제자의 초대로 로체스터에서 열린 한 음악회에 연주자로 참여했는데 그 공연의 수익금은 먹을 것이 없는 분들의 위한 음식을 제공하는데 사용되었다. 모든 과정에 함께 참여했던 카쉬카시안은 연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깊은 고민에 젖었다. 요란하지 않았던 작고 소박한 음악회에가 그녀에게 던진 울림이 컸기 때문이다.
2010년 그녀는 보스턴에 ’Music for Food(MFM-음식을 위한 음악)’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동료 교수들과 제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함께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올해로 6년째 접어든 MFM는 음악회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을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녀의 위상에 걸맞는 세계적 명성의 아티스트들을 포함해 100여명 음악가와 단체들이 MFM가 주최하는 음악회 시리즈에 참석하였고, 이를 통해 250,000끼니가 넘는 음식이 제공되었다. 관객들에게 티켓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입장료 대신 음식 통조림을 받아 보스턴 지역의 10여개의 구제단체와 협력하여 필요한 시설에 보내기도 한다.
음악회를 통해 실제로 모이는 수익금을 모으는 것이 일차적인 사업라면, 아직도 가정 안에서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 역시 MFM가 중점을 두고 있는 목표이다. 이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재능 있는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 아이들을 찾아가 직접 악기를 지도해주는 일을 하기도 한다. 킴 카쉬카시안이 마음에 울림이 되는 일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가능했을까?
사람들은 그녀와 그녀의 예술 세계에 존경과 사랑을 보내왔다. 그런데 큰 일이다.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할 또 한 가지 이유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MFM를 통해 음악은 형이상학의 세계에 존재하는 고매하고 현학적인 것이 아니라, 먹고 숨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권리와 맞닿아 있음을 증명한다. 여전히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비올리스트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FM는 놓칠 수 없는 그녀의 또 다른 운명이 되어버렸다. 음악과 음식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데 그 누가 이 일을 포기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