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친구가 필요한 비건에게
여러분 주위에는 여러분의 가치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많이 있나요?
제가 비건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제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전혀 없었어요. 요즘에서야 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때는 정말 막막했죠. 제가 ‘비건’이라는 키워드를 처음 접할 수 있게 해 준 친구는 대학교 친구였어요. 그 친구는 자신이 왜 비건을 하는지 알려주었고 저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제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비건을 시작하게 되었죠.
하지만 제 비건 인맥은 그 친구 한 명뿐이었어요. 그 친구는 꽤 바빴기 때문에 제가 비건이 되는 과정을 직접 도와주지는 못했어요. 그 대신 다른 비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에 저를 초대해 주었죠. 저는 그곳에 있는 비건 영상 제작 동아리에 들어가서 새로운 비건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어요.
처음 그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 신기했어요. 촬영 현장에서는 최대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중간중간마다 맛있는 비건 식사를 할 수 있었죠. 처음 만난 사람끼리도 수평어를 썼어요. 수평어란 ‘위계 없이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를 위해서 사용하는 말’이에요. 흔히 사용하는 ‘반말’이라는 단어를 뜻에 맞게 다시 만든 단어죠. 저는 그곳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어요.
다들 그런 경험 있잖아요. 비건을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 때문에, ‘내가 이상한가?’, ‘내가 유별난가?’라는 생각이 들 때 말이에요. 하지만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생기죠. 또, 나 혼자서는 풀 수 없었던 문제들이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말끔하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무엇보다 각자가 공부하고 해석한 ‘비건’의 영역이 조금씩 달랐기 때문에, ‘비건’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었죠.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갖고 노력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 혼자서는 해내지 못할 것 같아’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저에게는 누군가와 ‘비건을 알릴 수 있는 영상을 만들자'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같이 움직이는 경험 자체가 정말 값졌어요. 함께 공부하고, 함께 연대하고, 함께 무언가를 창조해나가는 과정은 저를 더 성장시켜주었죠. 무엇보다 사회에서 나와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더 소중했어요.
제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살아요. 저는 해외에 자주 나가기 때문에 이 친구들을 자주 보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가 비건을 지속하는데 큰 힘이 된답니다.
여러분은 가치관을 함께 나눌 친구가 있나요? 물론 지금 당장은 여러분 주변에 ‘비건’이라는 가치를 함께할 친구가 없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런 친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겠죠. 그런 분을 위해서 비건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모임, 커뮤니티를 함께 공유해볼까 해요. 제 첫 비건 지인이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제가 여러분을 그곳에 초대해드릴게요.
(커뮤니티나 모임에 관한 정보는 마지막 부록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