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비건에게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쩌면 비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죠. 오히려 그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한식을 소개해주는 것이 조금 난감했어요. 교재에는 불고기, 삼겹살 등 육식과 관련된 단어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한국어 자료를 만들기로 했어요. 사실 유럽 국가에서 비건을 하는 사람 중에는 아시아 음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수업을 홍보할 때 제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내비쳤죠. ‘저는 비건입니다. 그리고 제 수업에는 어떠한 혐오를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라고요.
여러분 중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비건을 지지한다고 해도 그와 관련된 일을 갖기는 쉽지 않아요. 그런 일을 할 때 인지부조화가 오기도 하죠. 예를 들어, 제 친구는 서브웨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그 친구는 서브웨이에서 일하며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등을 내내 봐야 한다며 괴로워하기도 해요. ‘그렇게 힘들면 다른 일을 구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친구는 자신에게 맞는 시간대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자신의 정보력을 다 동원해서 찾은 게 그 일이었어요. 그 대신 그곳에서 그 친구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어요.
서브웨이에서 비건 메뉴가 나왔을 때는 손님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고, 사장님이 비건 메뉴를 중단한다고 할 때 최선을 다해서 설득했어요. 카페에서 일하는 또 다른 친구는 사장님을 설득해서 비건 라떼를 메뉴에 넣기도 했죠.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친구는 비건과 관련된 교육과 비건 급식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해요.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비건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좋아요. 그저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여러분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비건과 관련된 사소한 일이 다른 비건인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제 교사 친구 덕분에 비건 급식을 먹을 수 있게 된 학생처럼, 카페에서 일하는 친구 덕분에 그 카페에서 비건 옵션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된 손님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