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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헌 Jul 09. 2019

나는 악당이 되기로 결심했다.
- 악당에 관하여 -

우리는 모두 악당이 되어야 한다.

                                                                                                                                                                                                                                                                                                                                                                                                                                                                                                                        

주제 : 선악에 대하여  / 작품 : 나는 악당이 되기로 했다 <김헌식>


입문학 금요일에서 나눈 대화를 소재로 쓴 글입니다. 


#북살롱 #몽덴 의 후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악한 사람이라고 하면 유형화된 하나의 인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과 악의 이분법이 흔히 하게 되는 오류를 악을 분류하는 내부에서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선함도 제각각의 선함이 있듯이 악도 제각각의 이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악당이 되기로 했다.' 이 책에서는 악한 사람들을 분류를 하면서 그중 악당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나름의 다른 이유들로 악의 편에 속해진 악당들이 가지고 있는 철학을 읽다 보면 오히려 히어로보다 악당을 더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영웅과 악당, 주인들의 서사


책에서 언급하는 악당의 정의를 빌려오자면 그들은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철학이 없으면 악당이 아니죠. 악인이나 악역 혹은 그 외의 존재일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영웅과 악당의 대결은 주류와 비주류, 철학과 철학, 인식과 인식의 충돌일 것입니다. 타노스가 단순한 악인이나 악역이 아니라 악당일 수 있는 이유는 그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철학과 철학의 대결이라는 말에서 니체가 떠올랐습니다. 영웅과 악당의 공통점이라 함은 각자 자신만의 신념이 있다는 것일 겁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도덕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서에 순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질서를 창조하려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악당은 주어진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대로 세상을 바꾸려는 자들인 것이죠. 그래서 그들은 모두 주인입니다.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질서에 순응하는 우리들은 노예의 도덕을 가지고 있겠지요(니체에 따르면!). 그런 면에서 악당이 우리보다 나은 것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래서 영웅과 악당의 대결을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철학과 철학의 대결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악당이 승리하면 그는 영웅이 되고 그가 가진 철학은 선으로 영웅의 철학은 다시 악으로 역전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이러한 투쟁은 가치에 대한 전쟁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영웅은 악당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악당은 스스로 존재할 수 있지만 영웅은 그렇지 못합니다. 자신의 철학에 도전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법이죠. 그래서 악당들만 있는 영화는 존재하지만, 영웅만 있는 영화는 없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히어로물은 훌륭한 악당이 등장을 해야 하는 법입니다. 이런 점에서 악당의 매력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영웅은 도전하는 자에 의해 생성되지만 악당은 스스로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즉, 영웅은 존재를 증명해야 하지만 악당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변화를 추구한다면 우리는 모두 악당이 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의 가치를 전복하려는 시도들은 악당들의 행동일 것입니다. 영웅은 기존의 것을 지키려는 '보수적인' 자들이겠고요. 우리는 때로 내가 살고 있는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그것이 불합리하든 부조리하든 여러 가지의 이유로 말이죠.  그럴 때 우리는 기존의 가치에 도전하는 '악당'이 되어버립니다. 이 세계를 내가 원하는 세계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치를 바꿔야만 하겠지요. 그리고 그것은 기존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영웅'들에 의해 저지당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악당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들의 시행착오를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겪을 것들을 미리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대개 영웅(지키려는 자들)이기보다는 악당(바꾸려는 자들)이 될 기회가 더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웅이 되는 법보다 악당이 되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악인과 악역이 아니라 진정한 악당이 되는 법말입니다. 그랬을 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세상의 규모가 사회이든, 직장이든, 친구관계든 말입니다.



어떤 악당이 될 것인가?


우리가 악당이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받게 되는 질문은 바로 '어떤 악당이 될 것인가?'입니다. 저는 악당하면 체 게바라가 생각이 납니다. 기존의 가치를 전복시키고 자신의 신념을 실현시킨 혁명가 말입니다. 정부는 그를 잡으려고 얼마나 혈안이 돼있을까요? 자신의 것들을 지키려고 말입니다. 체 게바라에게 그것은 지킬 필요가 없는, 지켜서는 안되는 가치였겠지만 말입니다.  또 한편의 악당은 바로 원피스의 루피입니다. 정의가 쓰인 외투를 입고 힘이 곧 정의라고 믿는 해군들에게 대항하는 밀짚모자 해적단 말입니다. 


우리가 악당이 되려 할 때 먼저 악당이 되어주신 분(?)들의 유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우리는 어떤 악당을 자처할 것인지 정할 수 있으니까요. 이 글에서 악당의 유형을 나누는 것은 논의를 벗어나는 일이니 질문을 던져드리는 것만으로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여러분이 바꾸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또 어떤 악당이 되기를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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