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여러 번에 걸쳐 촬영을 합니다. 2주 전에는 모둠별 야외 촬영을 했구요. 다음 주에는 자신의 꿈과 관련하여 소품을 활용해 사진을 찍을 예정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는 반면, 아직도 결정을 못한 친구가 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꿈이 없어요. 어떡하죠?"
"꿈이 아직 없을 수도 있어. 직업으로 생각하지 말고 지금 관심 있는 게 뭔지 생각해 볼래?"
"관심 있는 것도 없어요."
"평소에 시간이 남으면 뭐 해?"
친구는 갸우뚱하며 자리로 돌아갑니다.
원하는 직업을 가지면 꿈을 이루는 것일까요?
몇 년 전 제 아이의 첫 통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행에 갔습니다. ATM 기계에 통장을 집어넣고 스윽스윽 거래 내역이 정리되는 그 순간을 좋아합니다. 수많은 지출 내역 중에 입금의 기록이 발견되면 순간순간 행복해지곤 했죠. 숫자로만 오고 가는 돈이 물리적인 실체로 기록되는 순간이랄까요. 아이도 저처럼 좋아할지는 아이의 몫이지만요.
은행에서는 아이의 첫 통장 발급을 축하하며 물었습니다.
"통장에 아이의 꿈을 입력해드리고 있어요. 뭐라고 적을까요?"
"행복한 사람이라고 적어주세요."
"행복한 사람이요? 이렇게 적으시는 분 처음 봐요. 대부분 의사, 변호사, 대통령 같은 걸 말씀하시거든요."
통장을 제게 주시며 덧붙이셨습니다.
"아이가 행복한 사람이 되길 저도 바랄게요."
+ 시始 시詩 한 이야기
이번 시요일의 주제는 '꿈'입니다.
<장래희망>
- 이묘신
애들 머리만 봐도
어떤 모양이 어울릴지
그림이 막 그려진다
양갈래로 묶어주고
땋아주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다
그런데도 나더러
변호사 되라고 할 건가요?
이번주부터 필사는 하지 않고 주제와 어울리는 시를 함께 읽고 자신의 생각을 각자의 시로 표현했습니다.
표현하기 위해 애쓰고 고민하는 시간들이 찬찬히 흘러갔고 원고지에 차곡차곡 담겼습니다.
[ 소진이는 졸업앨범에 '평범한 중학생'을 꿈으로 적었습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
[ 선생님이 좋겠다고 시아의 꿈을 정해주는 어른들과, 어른들의 답이 맞는 건지 고민하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건 힘든 일입니다. 주변에서는 빨리 정해버리라고 채근하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