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book극곰(북극곰)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북극곰은 책과 교육연극 수업을 연구하는 모임이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첫번째는 재밌어서이고 두번째는 위로가 되어서다. 책에서 만나는 모든 이야기들은 내게도 일어날법한 일들이다. 마법이나 SF같이 장르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안에서 인물들이 마주하는 감정이나 갈등은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머릿속에서 어렴풋한 이미지로만 남아있던 내 마음들이 책 속의 활자를 통해 명확한 이야기로 겹쳐질 때, 깊은 위로가 된다.
결국 나는 책을 읽으면서 다시 나를 만드는 것 같다. 상처받고 나아가고, 위로하고 나아가고,의 반복이지 않을까. 더 나은 무언가와 비교하며 스스로를 높여 세울것도 아니고, 결국 이것뿐인 사람이 되었다고 자책할 것도 아니다.
책을 읽는다고 유능하거나 훌륭한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모두 자기만큼의 사람이 될 뿐이다.
- 이현주 <읽는 삶, 만드는 삶> 중에서
북극곰 연수에서 <해가 왔다>라는 예쁜 그림책과 자기 소개 아이디어를 나누어주셨다.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모여 서로 다른 생각들을 나눈다는 게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자신의 '해'를 동글게 떼어서 다른 이에게 나누어주는 모습이었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 '해의 온기'가 어둠을 밝히는 것 처럼 우린 서로 해를 주고 받으며 서로를 비추고 있는 중이다.
교실에서 '나의 해'를 6개의 단어로 표현하고 우선 순위를 매겨보았다. 나를 나타내는 여섯단어인 셈이다. 내가 가진 해는 꾸준함이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는데, 이 마음을 잘 모아서 다른이에게 나누어줄 수 있을 만큼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들의 해는 정말 다양했다. 축구, 돈, 가족도 있었고 당연히 게임도 있었으며 뉴진스도 있었다. 각자가 가진 해를 서로에게 나누어주면 정말 다양한 빛이 만들어질 것 같아서 기대된다.
자기 소개 후, 2분 동안 친구 얼굴을 그리고 맞추어보는 활동을 했다. 2분이라는 시간은 굉장히 짧아서 당연하게도 못생기게 그려질 수 밖에 없음을 강조, 또 강조한 뒤에 시작했다. 친구의 특징을 빠르게 살펴보고 함께 웃고 즐기는데 목적이 있음을 여러차례 강조해야 엉뚱하게 상처받는 일이 없어진다. 쉽고 빠르고 간단한 미술 활동이지만 반응은 정말 좋은 학기초 활동이다.